칼럼

케네디 모터케이드

작성일 : 2023-10-05 21:57조회 : 1,489

케네디 모터케이드

대통령 모터케이드는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경호실이나 현지 경찰의 선도차가 앞 서고 모터사이클 경찰이 전방과 측방을 보호하고 다음에 대통령 차가 지나가는 것이 통상적이다. 케네디 암살 후에 오픈카 모터케이드는 없어졌지만 그 대열은 그대로이다. 대통령 리무진과 경호차 바로 뒤에는 핵 가방을 갖고 다니는 장교와 대통령 주치의가 타고 가는 것이 또한 통상적이다.

아래 사진(1)과 (2)는 1963년 11월 21일 케네디 일행이 텍사스 산 안토니오 공항에 도착해서 시내로 들어가는 모터케이드 모습이다. 현지 경찰 선도차와 경찰 모터사이클 7대가 앞서 가고 그 다음 케네디 대통령이 탄 리무진, 경호원 네 명이 서서 타고 가는 경호차 순서로 가고 있다. 사진 (2)에서 서 있는 사람들은 취재차에 탄 기자들이다. 취재차량은 행렬의 다섯 번째 차량이다. 고속도로를 벗어나서 시내에 들어가면 경찰 모터사이클은 대통령 리무진의 앞과 옆을 커버한다. 이것이 정상적인 대통령 모터케이드이다.

사진 (3)은 1963년 11월 22일 댈러스에서 케네디가 처음 피격되는 순간에 찍힌 모터케이드 모습이다. 경찰 모터사이클 4대가 대통령 리무진이 아닌 경호차 옆을 달리고 있다. 대통령 리무진 앞에는 모터사이클도 없고 경찰차도 없었다. 이처럼 케네디가 탄 리무진의 앞쪽은 텅 비어 있었다. 마치 케네디를 전면에서 저격하라고 일부러 노출시킨 형상이었다.

따라서 댈러스 공항에 도착해서 시내로 들어가는 모터케이드 차량 12대 순서를 이렇게 독특하게 정한 경위가 논란이 됐다. 분명한 것은 11월 22일 아침 포트워스를 출발하면서 이런 지시가 내려졌다는 사실이다. 경호실장은 케네디 대통령이 사람들을 보다 친근하게 만나기 원해서 그런 지시가 내려졌다고 진술했으나 정확히 누가 지시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여하튼, 이에 따라 핵 가방 장교와 주치의는 모터게이트의 거의 끝에 있는 차량에 각각 타고 있었고, 기자들이 탄 취재차량은 모터케이드의 중간 부분에 위치했다. 케네디 암살 순간을 무비 카메라로 잡은 취재기자가 없었던 것도 기자들이 탄 차가 앞에서 멀었기 때문이었다. 케네디 피격 순간을 잡은 동영상은 구경을 나온 에이브러햄 재푸루더라는 사람이 휴대용 8미리 영사기로 찍은 것이 유일했다.

케네디 대통령은 평소에 자신에 대한 경호와 의전에 대해 지시를 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경호는 경호실에서 알아서 하는 것으로 알았던 것이다. 대통령 리무진의 바로 뒤 경호차에는 케네디의 비서실장인 케네스 오도넬이 타고 있었지만 그도 댈러스에서의 모터케이드 행렬 구성이 전날의 산 안토니오에서와 다른 데 대해 관심을 두지 않았다.

케네디는 앞쪽의 잔디 둔턱(grassy knoll)에서 날라 온 총탄에 의해 두개골이 파열됐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모터케이드를 이렇게 구성한 자체가 계산된 것으로 본다. 교과서 보관소 건물 6층에서 날라 온 총탄이 2발이고 앞쪽에서 날라 온 총탄이 2발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 날의 모터케이드 구성 자체가 음모라고 주장한다. 물론 진실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오스월드가 쏜 총탄이 케네디를 관통해서 코넬리 주지사에 부상을 입혔다고 보는 워렌위원회의 결론(Single Bullet Theory)은 당시 경호원이던 폴 랜디스가 그 총탄이 케네디의 몸에서 나왔다고 새로 나올 책에서 주장해서 이제는 설득력을 잃어버렸다.

워렌보고서는 오스월드가 쏜 3발 중 2발이 케네디와 코넬리를 맞추었다고 결론을 내렸지만 이제는 신뢰를 상실했다. 이를 부정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4발이 케네디가 탄 차량으로 날라들었으며 그 중 치명상을 입힌 1발은 앞쪽에서 날라 왔을 것이라고 본다. 케네디가 탄 리무진에서 회수돼서 확인된 총탄은 한 개 뿐이다. 그러면 그 리무진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범죄 단서라고 하겠다. 그 리무진은 어떻게 됐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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