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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 케네디

작성일 : 2023-10-28 21:17조회 : 1,609

조셉 케네디

조셉 케네디(Joseph Kennedy 1888~1969)는 내부 정보를 이용한 주식 투기와 위스키 밀수로 큰 돈을 벌었다, 조셉 케네디는 자신이 직접 선출직에 나서지는 않았다. 그는 1918년 보스턴 지역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장인 존 피츠제랄드의 선거를 물심양면으로 도왔으나 부정선거운동이 드러나서 피츠제랄드는 하원에서 자격이 박탈되는 수모를 당했다. 아마도 이 때 조셉 케네디는 부정선거를 보다 정교하게 해야 함을 깨달았을 것이다.

막대한 부(富)를 축적하고 정치적 야심이 있었던 조셉 케네디는 1932년 대선을 맞아 매사추세츠에서 민주당 후보인 프랭클린 루스벨트 선거운동을 했다. 그 때 그는 루스벨트의 큰 아들인 제임스 루스벨트(James Roosevelt 1907~1991)와 함께 선거운동을 해서 루스벨트 대통령의 신임을 샀다. 1933년 가을, 조만간 금주볍(禁酒法)이 철폐될 것을 알아차린 조셉 케네디는 제임스를 대동하고 영국에 가서 위스키와 진(Gin) 회사 몇 군데와 독점수입계약을 맺었다. 제임스는 조셉 케네디의 술 장사를 같이 했으나 재무부가 문제를 제기하자 그만두고 백악관에서 아버지의 비서로 일을 했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조셉 케네디를 새로 생긴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에 임명했다. 1936년 대선에서도 루스벨트를 도운 케네디는 새로 생긴 해사위원회 위원장이 되어 선박 건조 사업을 주도했다. 두 자리가 모두 조셉 케네디의 사업과 겹쳐서 이해충돌이 있었으나 당시에는 그런 규제가 없었다. 해사위원장으로 만족할 수 없었던 케네디는 보다 큰 자리를 원했고, 루스벨트 대통령은 그를 영국 주재 대사로 임명했다.

외교 문제에 소양이 없는 아일랜드계 가톨릭인 조셉 케네디를 영국 주재 대사로 임명한 일을 파격이었다. 케네디가 영국 주재 대사가 된 데는 제임스 루스벨트의 역할이 컸다. 케네디는 대가족을 이끌고 런던에 부임해서 미국과 영국 언론의 집중적인 주목을 받았다. 케네디는 주영 대사직을 발판으로 자기가 대통령이 된다는 꿈을 꾸었다. 1938년 봄부터 1940년 말까지 케네디가 영국 주재 대사로 있던 기간은 유럽에서 전운(戰雲)이 감돌고 영국과 미국이 참전을 하느냐 마느냐를 결정해야 했던 중차대한 시기였다.

조셉 케네디는 런던에 도착하자마자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은 나치 독일과의 관계에 있어서 중립을 지키는 것이 국익에 맞는다고 발언해서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 영국 수상은 유화(宥和)주의자인 네빌 챔벌린이었다. 조셉 케네디는 런던 주재 독일 대사를 통해서 히틀러를 만나고자 했다. 그러면서 케네디는 루스벨트 행정부가 유대인의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유대인을 다루는 히틀러의 정책에 동조하는 발언을 했다. 독일 대사는 이를 히틀러에 보고했으나 히틀러는 케네디를 만날 생각이 없었다.

케네디는 미국 정부가 챔벌린 수상의 유화주의 노선을 따르기로 했다고 영국 외무부에 통보하는 등 본국 국무부와 무관하게 민감한 의견을 만들어 냈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영국 외무부는 비밀리에 케네디 파일을 만들어서 케네디의 행적은 물론이고 그의 사업활동도 감시했다. 나중에 알려진 바에 의하면 영국의 국내첩보부(MI-5)는 케네디를 미행하고 전화를 도청했으며, 그것을 FBI에 비밀리에 전달했다. 그런 사정을 모르는 케네디는 영국 내의 파시스트 운동가를 만나서 루스벨트가 1940년에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말하고 다녔다. 이런 행적은 MI-5와 FBI를 통해서 루스벨트 대통령의 귀에 들어갔다.

챔벌린 수상은 뮌헨에서 히틀러를 만나 평화협정을 맺었으나 1939년 봄 들어서 히틀러의 군대가 체코와 폴란드를 침공하자 영국의 분위기는 바뀌기 시작했다. 유화론에 반대했던 처칠이 내각에 복귀했고, 1940년 5월 10일 독일군이 베네룩스 3국을 침공하자 챔벌린은 사임하고 처칠이 수상이 됐다. 처칠은 조셉 케네디가 나치 동조자이고 반영(反英)주의자라고 생각했다. 독일군이 마지노 라인을 뚫고 프랑스로 진격하고 독일 공군이 런던을 공습하자 조셉 케네디는 가족을 데리고 런던을 떠나서 시골에 숨어 지냈다.

케네디가 친(親)나치주의자임을 알게 된 루스벨트는 영국 정부와의 의논을 위해서 윌리엄 도노반 대령 등 군사 고문단을 직접 런던에 보냈고 케네디 대사를 소외시켜 버렸다. 사실상 사임 지시를 받은 케네디는 사직서를 제출하고 가족과 함께 10월 26일 워싱턴에 도착했다. 며칠 후 케네디는 히틀러가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며 영국의 민주주의는 끝났다고 기자 회견을 했다. 루스벨트 대통령의 부인 일리노어 여사는 남편이 케네디에 대해 매우 화를 냈다고 회고했다. 이것으로 조셉 케네디의 꿈은 사라져 버렸고 그에게는 친(親)나치주의자이며 유화론자이며 반(反)유대 인종주의자라는 주홍글씨가 새겨졌다.

1960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된 존 F. 케네디는 민주당 원로인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과 일리노어 루스벨트 여사의 지지를 얻기 위해 큰 고생을 했다. 두 사람은 밀수꾼이고 주식사기범이며 바람둥이며 친(親)나치주의자인 조셉 케네디의 아들이 미덥지 않았다. 두 사람은 “그 애비에 그 아들”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 사진 (1) : 조셉 케네디(왼쪽)에 대사 임명을 축하하는 루스벨트 대통령.
- 사진 (2) : 런던 다우닝 가에서 처칠 수상과 케네디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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