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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재크 루비, 오스월드를 사살하다
작성일 : 2023-06-27 20:57조회 : 1,419
재크 루비, 오스월드를 사살하다
오스월드를 사살한 재크 루비(Jack L. Ruby 1911~1967 1. 3)는 댈러스 시내 한복판에서 ‘Carousel’이란 나이트클럽을 운영하고 있었다. 루비를 수사한 FBI와 워렌위원회의 공식적 조사가 내린 결론은 비교적 간단하다. 시카고 태생의 유대인 루비는 2차 대전 후 댈러스에 정착해서 술집 등 여러 사업에 간여하다가 1960년에 드디어 댈러스 시내에 술과 간단한 음식을 팔면서 무대에서 이국적 댄싱(exotic dancing)을 공연하는 ‘Carousel'이란 클럽을 열고 즐겁게 살고 있었다.
’Carousel'은 댈러스 시내 복판에 있어서 접근성이 좋아서 저녁이면 손님들이 북적거렸다. 오스월드는 무대에서 춤을 추는 젊은 여성들과 친하게 지냈다. 실제로 그 클럽에서 일 했던 여자들은 루비가 인정이 많고 좋은 사람이었으며 살인을 할 사람으로는 전혀 생각되지 않았다고 FBI와 기자들에게 말했다. 댈러스 경찰관들도 루비의 클럽을 자주 드나들었다. 루비는 경찰관들에게는 술값을 받지 않거나 깎아 주어서 인기가 좋았다. 루비는 평소에도 댈러스 경찰국을 자주 드나들었다. 그가 경찰국에 들어가면 경찰관들은 "High Jack !"라고 인사를 했다. 루비는 댈러스 경찰국과 한 식구나 마찬가지였다.
11월 22일 금요일, 루비는 자기 술집의 광고를 내러 지역신문인 댈러스 모닝 뉴스에 가 있다가 케네디 저격 소식을 들었다. 1시 45분경 클럽으로 돌아 온 루비는 대통령 사망을 추모하기 위해 일요일까지 3일간 휴업한다면서 종업원들은 쉬라고 했다. 그날 저녁, 루비는 댈러스 경찰국이 오스월드를 라인업(목격자가 혐의자를 확인하는 절차) 하는 자리에 기자들과 섞여 있었다. 기자들 뒤에 루비가 서 있는 사진이 남아 있다. 그 때도 루비는 콜트 코브라 38구경 권총을 갖고 있었다.
루비가 경찰국을 이렇게 드나 들 수 있었던 이유는 댈러스 경찰관들이 루비의 클럽을 제집 드나들듯이 자주 드나들었기 때문이다. 22일 저녁 늦게 루비는 유대교 사원(시냐고그)을 찾아가서 랍비를 만나서 케네디 대통령 죽음에 대해 흐느끼면서 이야기를 했다. 그의 이런 행동은 뜻밖으로 여겨졌다. 그 다음날 루비는 자동차로 시내 여러 곳을 다니고 귀가했다.
11월 24일 일요일 오전 10시 19분, 루비는 급히 돈이 필요하다는 클럽 댄서 캐린의 전화를 받았다. 돈을 보내주기 위해 루비는 집을 나와서 자동차를 몰고 시내에 있는 웨스턴유니언(Western Union : 전신 송금 회사) 사무실 부근에 주차를 했다. 그 시각이 오전 11시였다. 루비는 집에서 기르던 시바라는 이름의 닥스훈트 개를 자동차에 태우고 나왔고 시바는 그대로 자동차에 남겨두고 자동차 문도 잠그지 않고 웨스턴 유니온 사무실에 들어와서 캐린에게 25달러를 송금했다. 송금한 시각은 11시 17분이었다.
루비는 웨스턴 유니온에서 반 블록 떨어진 댈러스 경찰국 건물의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자동차 출입 통로로 걸어 들어갔다. 오스월드가 경찰국 정문을 통해서 들어오는 것을 본 사람은 없었고, 오스월드는 자기가 자동차가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입구로 들어왔다고 진술했다.
지하 주차장에는 기자들이 많이 모여 있었다. 경찰관들이 오스월드를 호송해서 주차장으로 데리고 내려 왔다. 댈러스 경찰국은 보다 안전한 카운티 구치소로 오스월드를 이송하려고 했다. 그 때 루비가 달려 나와서 오스월드의 복부(腹部)에 권총을 발사했다. 그 시각이 11시 21분이었다. 경찰관들이 루비를 쓰러트려서 체포했고 오스월드는 병원으로 실려 갔다. 복부 장기가 훼손된 오스월드는 가망이 없었고 병원은 오후 1시 7분에 사망을 발표했다. 루비가 오스월드를 저격하는 순간은 NBC 방송 카메라에 잡혀서 전 미국 TV에 방송이 됐다.
댈러스 경찰은 원래 오스월드를 오전 10시에 카운티 감옥으로 이송할 예정이었고 기자들에게도 그렇게 알려 주었다. 하지만 절차가 늦어져서 11시가 넘어서 오스월드를 이송하게 됐다. 따라서 루비가 과연 이에 대해 알았는가 하는 의문이 남는다. 루비가 지하 주차장에 들어와서 기자들이 모인 엘리베이터 입구에 도착한 시각은 오스월드가 그곳에 도착하기 불과 30초 전이었다. 루비가 오스월드를 죽이기 위해 지하 주차장으로 걸어 들어왔다면 오스월드가 나오기까지 겨우 30초를 남겨 놓고 주차장 엘리베이터 문 앞에 왔다는 이야기가 된다. 만일에 웨스턴 유니언에서 30초만 더 지연됐더라면 루비는 오스월드를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루비가 오스월드를 죽일 계획이 있었다면 구태여 반려견을 차에 태우고 나와서 차에 그대로 두고 송금을 한 후에 경찰국 지하주차장으로 통하는 입구(램프)로 태연히 걸어 들어갔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그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루비가 우연히 지하주차장으로 내려왔더니 오스월드가 나타나서 홧김에 총으로 쏴 죽였다는 이야기도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루스 페인이 오스월드에게 교과서 보관소에 취직할 수 있게 해 주었더니 한 달 후에 케네디 모터케이드가 그 건물 앞을 지나가서 오스월드가 저격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 못지않게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기가 막힌 우연이 아닌가 ? 그래서 온갖 음모설이 반세기 이상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사진 (1) 루비가 오스월드를 저격하는 순간.
사진 (2), (3) Carousel 클럽에서 행복한 모습의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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