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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영화 <JFK>
작성일 : 2023-07-12 08:10조회 : 1,521
영화 <JFK>
케네디 암살과 관련해서 영화 <JFK>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케네디 암살을 둘러싼 의혹과 의문점은 1980년대를 거치면서 많이 잊혀져갔다. 그런데 1991년에 올리버 스톤이 감독한 영화 <JFK>가 나오자 케네디 암살에 음모가 개입되어 있다고 믿는 사람들의 비중이 대폭 증가했다. 영화 <JFK>는 대단한 흥행을 거두었다.
역사적 사실에 기초를 두면서도 픽션을 가미하는 영화는 그것을 두고 논쟁이 많다. 특히 그것이 관계자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역사를 왜곡하는 면이 있으면 그러하다. 영화 <JFK>는 그 점에서 특히 논란이 많다. 올리버 스톤은 케네디가 CIA와 군산(軍産)복합체에 의해 살해됐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것은 감독의 자유겠지만 무리하게 엮은 면이 너무 많다.
영화 <JFK>는 오스월드가 뉴올리언스에서 활동하면서 접촉했던 데이비드 페리(David Ferrie 1918~1967. 2. 22)에 대해 의문을 갖고 수사를 개시한 짐 개리슨(Jim Garrison 1921~1992) 뉴올리언스 검사장이 주인공이다. 짐 개리슨은 뉴올리언스 시를 관장하는 검사장으로 4년마다 있는 선거에서 선출하는 선출직이다. 툴레인 로스쿨을 나온 짐 개리슨은 1962~1973년 동안 검사장을 지냈다.
영화 속에서 데이비드 페리(조 페시)는 CIA를 위해서 일하면서 쿠바 난민들을 도와서 카스트로 정부를 전복시키려서는 비밀공작에 가담하는 인물로 나온다. 영화 속에선 오스월드가 페리와 함께 CIA 비밀공작에 가담하는 장면도 나온다. 하지만 이것은 모두 픽션이다.
짐 개리슨은 실제로 데이비드 페리가 CIA와 관련이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1978~79년에 있었던 하원 암살조사위원회는 케네디 암살에 배후가 있을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그 배후로 조직범죄, 즉 마피아를 지목했다. 케네디 암살에 대해 CIA와 FBI가 비난을 당하는 이유는 그들이 암살을 막지 못한 것과, 그 후 마피아와의 연관 및 자신들에 돌아올 책임을 피하기 위해 사실을 은폐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1991년에 나온 영화가 케네디 암살의 배후를 CIA 등 보이지 않는 정부(invisible government)로 지목하고 있음은 지나친 픽션화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영화에 나오듯이 짐 개리슨은 데이비드 페리를 조사하다가 1967년 2월 22일 페리가 의문의 사망을 하는 일을 겪게 된다. 그러자 개리슨은 비약적인 상상을 해서 뉴올리언스의 유명한 사업가 클레이 쇼(Clay Shaw)를 기소한다. (토미 리 존스가 클레이 쇼로 나온다.) 이 기소는 워낙 무리여서 배심원들은 한 시간도 안돼서 기소를 기각해 버렸다. 이 사건으로 짐 개리슨은 사실상 우습게 됐지만 개리슨은 지검장으로 한 번 더 당선돼서 12년간 지검장을 지냈다.
케네디 암살을 연구한 많은 사람들은 데이비드 페리는 칼로스 마르셀로와 가까운 인물로, 케네디 암살에 있어서 마르셀로의 지시를 직접 이행했을 것으로 지목했다. 페리가 오스월드를 지시해서 케네디 암살에 가담토록 하고 또 루비에 지시해서 오스월드를 살해하도록 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보는 것이다. 그런데 짐 개리슨 검사장이 페리가 CIA 지시를 받는다고 보고 수사를 하자 페리가 그만 의문사를 한 것이다. 검시관은 뇌출혈이라고 결론을 내렸으나 의문점이 많았다.
데이비드 페리는 몸에 털이 자라지 않는 특이한 질병이 있어서 원래는 대머리였다. 그래서 그는 가발을 쓰고 눈썹을 검게 그리고 살았다. 영화 속에서 페리 역을 한 조 페시(Joe Pesci)도 가발을 쓰고 눈썹을 그리고 나온다. 실제의 페리는 영화 속의 페리(조 페시) 보다 키는 더 크다. 페리는 동성애자이고 가족이 없어서 그가 의문사해도 이의를 제기할 사람이 없었다. 페리는 칼로스 마르셀로와 가까워서 늪지대에 있는 마르셀로의 은둔 저택에도 자주 갔다. 페리는 개리슨이 자기를 소환한다고 하자 그러면 자기는 살 수가 없다고 가까운 사람에게 말했다고 한다.
데이비드 페리의 죽음은 케네디 암살의 진실을 풀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사라졌음을 의미했다. 워렌 위원회는 데이비드 페리에 대해 조사를 하지 않았다. FBI가 그 부분을 은폐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짐 개리슨 검사장의 섣부른 수사가 마르셀로와 오스월드, 그리고 마르셀로와 재크 루비 사이의 연결을 풀 수 있는 열쇠를 영원토록 없애 버린 결과가 된 꼴이다.
그러면, 뉴올리언스의 검사장인 짐 개리슨은 칼로스 마르셀로를 알지 못했을까 ? 마르셀로는 루이지애나와 뉴올리언스의 정치인들에게 정치자금을 대는 등 루이지애나의 정치인, 판사, 검사에 손을 뻗치고 있었다. 짐 개리슨은 선출직인 뉴올리언스 지검장을 12년 동안 지냈다. 그것도 마르셀로의 전성기이던 1962~73년 간이다. 짐 개리슨에 대해 비판적인 사람들은 그 부분에 주목하기도 한다.
올리버 스톤은 짐 개리슨이 펴낸 책에 근거해서 영화 <JFK>를 만들었다. 말년의 짐 개리슨은 영화 속에서 얼 워렌 대법원장으로 잠시 나온다.(‘까미오 출연’) 올리버 스톤은 자신의 정치적 성향(Left)을 영화를 통해 의도적으로 전파한 것이다. 영화가 나온 1991년은 레이건-부시의 공화당 보수정권 전성기였다. 스톤은 공화당 정권은 CIA-군산복합체 정권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영화가 나온 당시 대통령인 조지 H. W. 부시는 CIA 국장을 지냈다.
사진 (1) : 영화 <JFK>포스터
사진 (2) : 왼쪽부터 짐 개리슨(케빈 코스트너), 데이비드 페리(조 페시), 클레이 쇼(토미 리 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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