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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소웰, 오바마의 미국을 경고하다

작성일 : 2008-10-29 10:43조회 : 2,059

토머스 소웰, 오바마의 미국을 경고하다

이상돈 (2008년 10월 29일)

지난 여름, 한때 네오콘에 몸담았던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오바마를 지지하고 나섰을 때 공화당원들이 오바마를 지지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정면으로 지적한 사람이 있었으니, 그가 토머스 소웰(Thomas Sowell) 교수이다. 이제는 대학 강단에서 은퇴한 소웰 교수는 스탠포드 대학의 후버 연구소에 적(籍)을 두고 칼럼과 저서 집필에 몰두하고 있다.

토머스 소웰 교수

토머스 소웰은 입지전적(立志傳的) 인물이다. 그는 1930년에 노스캐롤라이나의 찢어지게 가난한 흑인 주거지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 뉴욕의 할렘으로 이사 가서 거기서 성장했다. 고등학교도 마치지 못했으니 해병대에서 인생의 전기(轉機)를 맞아서, 제대 후에 워싱턴의 흑인 대학 하워드 대학을 다녔다. 성적이 좋아서 하버드로 전학해서 우등으로 졸업했고, 시카고 대학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의 지도교수는 자유주의 경제학의 거두(巨頭)인 조지 스타이글러 교수였다.

그는 전형적인 하이예크-프리드먼 계열의 자유주의 경제학자로 이름을 높였다. 그는 흑인 등 소수인종에 대한 우대(優待)에 반대하는 입장을 처음부터 분명히 해서 흑인 동료들의 비난을 샀다. 코넬과 UCLA에서 교수생활을 했고, 1980년부터는 스탠포드 대학에 자리를 잡았다. 1975년에 그가 펴낸 최초의 책 ‘인종과 경제학’(Race and Economics)은 대단한 반응을 일으켰다. 보수성향의 흑인 연방대법관인 클라렌스 토머스는 이 책을 읽고 자기가 큰 영향을 받았다고 술회한 바 있다.

스탠포드 대학으로 옮긴 후 그는 경제학, 인종 등 여러 사회문제에 대해 많은 책을 펴냈다. 사람들은 그를 대표적인 ‘흑인 보수파’라고 부르지만 소웰 교수는 자기가 자유주의자(libertarian)라고 말한다. 그가 쓴 책 중에 내가 읽은 것은 2005년에 나온 ‘흑인 레드넥과 백인 진보파’(Black Rednecks and White Liberals)인데, 진보적 풍조를 영국의 하급계층으로까지 파고 들어간, 대단히 도발적인 책이다.

막연한 변화는 위험하다

소웰 교수는 10월 21일자 칼럼, “‘변화’는 참사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Change' Can Lead to Catastrophe)에서 오바마가 불러일으킬 변화를 경고했다. 소웰 교수는 많은 미국인들이 오바마가 내건 ‘변화’에 매료되어 있지만, 막상 그가 주창하는 ‘변화’가 무엇인지는 알지 못한다고 경고했다. 소웰은 오바마가 정작 범죄, 교육, 금융위기 등 국내문제에 대해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이란의 핵(核)과 테러 위협에 어떻게 대처할 지에 대해선 아무런 해답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소웰 교수는 상황이 어려울 때 사람들이 막연하게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볼셰비키 혁명, 중국 공산당 혁명, 쿠바의 카스트로 혁명, 그리고 이란의 이슬람 혁명을 보면 알 수 있다고 지적한다. 소웰은 오바마가 전달하는 수사(修辭)는 현란하지만, 그것이 도무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 ‘오바마의 미국’은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 소웰 교수의 사진은 갤러리에 있습니다.)
(c) 이상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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