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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레이건 대통령이 민주당을 설득 ?
작성일 : 2022-08-31 22:42조회 : 814
레이건 대통령이 민주당을 설득 ?
윤 대통령이 소통을 해야 한다고 주문하는 글을 종종 보게 된다. 8월 29일자 동아일보 사내 칼럼(‘작은 정부’ 앞세운 윤석열, 레이건의 ‘위대한 설득’부터 배워야)도 그러하다. 칼럼은 “윤 대통령이 ‘경제대통령’으로 성공하기 위해 당장 시급히 배워야 할 것은 경제이론보다 ‘위대한 설득자(The Great Persuader)’, ‘위대한 소통자(The Great Communicator)’로서 레이건의 면모”라고 윤 대통령에게 훈수를 두었다.
레이건 대통령은 예산권을 갖고 있는 하원의 다수당이 민주당이었기 때문에 ‘리거노믹스’ 예산 통과를 위해서 팁 오닐(Tip O'Neill Jr. 1912~1994) 하원의장 등 민주당 지도부와 의원들과 자주 통화를 하는 등 소통을 했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중아일보 칼럼은 그 점을 강조했다. 그렇다고 해서 당시 레이건이 민주당 지도부로부터 많은 양보를 받아낸 것은 아니다. 레이건은 자신의 공약대로 감세(減稅))를 하고 국방예산을 증가시키고 그 대신 복지예산을 감축하려고 했다. 하지만 아무리 소통을 해도 민주당 지도부가 복지 예산 감축을 받아드릴 가능성은 없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레이건 1차년도 재정은 큰 재정적자를 볼 수밖에 없었고 레이건 행정부에 큰 부담으로 남았다.
레이건 1기 시절 백악관 관리예산실장이던 데이비드 스톡먼(David Stockman 1946~)은 레이건 대통령한테 국방예산이 너무 많다면서 깎아야 한다고 했더니 레이건은 자식 또래인 스톡먼에게 “국방예산은 국가문제이지 예산문제가 아니란 말이야”라고 웃으면서 말해서 스토크먼 실장은 할 말을 잃어 버렸다는 일화가 있다. 스토크먼은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다가 지쳐서 1985년 여름에 사임했다. 레이건 취임 초 연방정부 부채는 대략 1조 달러였는데, 스토크먼이 사임할 때에는 1조 8000억 달러가 되었다. 스토크먼은 양심상 더 이상 예산을 수립할 수 없다고 사임한 것이다. 그러니까 레이건이 아무리 대화를 하고 소통을 해도 민주당은 그들의 정책 노선에서 양보하지 않았던 것이다. 전화를 많이 해도 안 되는 것은 안 된다는 말이다.
1911년 생인 레이건 대통령은 동년배인 팁 오닐 하원의장은 사석에서는 농담도 하고 격의 없이 지냈던 것은 사실이다. 보스턴 출신인 팁 오닐은 매사추세츠 주의회 의원을 거쳐서 1952년 하원의원 선거에 당선된 후 1987년 초에 은퇴할 때까지 34년간 하원의원을 지냈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를 거쳐서 1977년부터 10년 동안 하원의장을 지냈다. 오닐은 레이건이 이끄는 공화당 정부를 부자들의 이익에 봉사하는 정권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니까 레이건이 오닐을 설득했다는 이야기는 사실이라고 할 수 없다. 오닐은 오후 6시 후부터는 자기는 레이건과 친구이지만 그 전에는 오직 ‘정치’라고 말한바 있다. 사적인 교분(交分)과 정치는 별개라는 의미이다.
- 사진 (2) 1981년 10월, 예산 문제를 갖고 레이건 대통령과 이야기 하는 스토크먼 예산실장. 하원의원을 4년간 하고 예산실장이 된 스토크먼은 당시 34세였다.
- 사진 (1) 성 패트릭 데이를 맞아 팁 오닐 하원의장이 레이건 대통령을 의회 레스토랑으로 초대해서 만찬을 같이 하고 있다. 성 패트릭 데이(St. Patrick' Day)는 아일랜드의 수호성인인 성 패트릭을 기리는 날이다. 팁 오닐은 부모가 모두 아일랜드계이며, 레이건은 아버지 쪽이 아일랜드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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