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뉴올리언스 마디 그라

작성일 : 2022-11-02 19:30조회 : 673

뉴올리언스 마디 그라

내가 사람이 많이 오는 축제에 구경을 갔던 경우는 유학 시절에 공부했던 뉴올리언스의 마디 그라(Mardi Gras : 영어로는 Fat Tuesday) 카니발이었다. 프랑스 문화가 진하게 남아 있는 뉴올리언스는 2월에 열리는 마디 그라가 가장 큰 행사다. 전세계에서 이 카니발을 보러 관광객이 모여 들어서 호텔은 부르는 게 값이고 다운타운 식당과 술집은 불야성을 이룬다.

카니발 행진은 내가 다닌 대학이 있는 업타운 지역에서 시작해서 유서 깊은 세인츠 찰스 대로를 거쳐서 다운타운 프렌치 쿼터에서 이르는데 며칠에 걸쳐서 진행된다. 사람이 많이 모여도 워낙 넓은 지역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군중이 몰려서 사고가 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프렌치 쿼터는 좁은 지역이라서 저녁에 사람이 워낙 많이 몰리면 걷기가 힘들 수 있다.

마디 그라는 뉴올리언스 시 자체가 하는 연중 가장 큰 행사이고 관광객도 많이 오기 때문에 경찰은 안전과 범죄 예방을 위해 특별 경계 태세를 취한다. 미국은 경찰이 지방정부 소속이기 때문에 뉴올리언스 경찰국(NOPD)도 시장의 지휘를 받는다. 내가 공부했던 시절은 40년 전으로 마디 그라 기간 중에 기마(騎馬)경찰(Mounted Police)을 많이 보았는데, 지금도 기마경찰이 마디 그라 시기에는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지자체는 경찰도 없고 소방대도 없다보니 이번 이태원 참사가 발생해도 해당 단체장은 마치 자기 권한과 책임이 아닌 것처럼 이야기하게 된다. 미국의 시장은 가장 중요한 일이 경찰과 소방대를 유지해서 범죄를 진압하고 안전을 확보하며 화재가 발생하면 불을 끄는 것이다. 나는 그래서 지금과 같은 우리의 지방자치제가 도무지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곤 생각할 때가 많다. 시장이 범죄와 화재에는 책임이 없고, 건축 인허가권 갖고 장난이나 치고 지프 라인이니 뭐니 하는 것들이나 설치하고 있으니 말이다.

사진 (1) 뉴올리언스 마디 그라, 프렌치 쿼터.
사진 (2) 뉴올리언스 마디 그라 카니발 행진.
사진 (3) 마디 그라 기간에 순찰하는 뉴올리언스 경찰 간부들.
사진 (4) 마디 그라 기간 중 프렌치 쿼터를 야간에 순찰하는 기마경찰. 구경하는 사람들의 격려에 화답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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