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LEESANG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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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낸시 레이건과 바버라 부시 .
작성일 : 2022-11-17 19:00조회 : 609
낸시 레이건과 바버라 부시
퍼스트레이디의 적절한 역할이 무엇인지를 단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근래에는 여성 정치인이 늘어서 과연 퍼스트레이디에 대해 관심을 주어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여하튼, 낸시 레이건을 중심으로 퍼스트레이디에 대해 적어 보기로 한다. 낸시 레이건(1921~2016)은 같은 시기에 세컨드 레이디(부통령 부인)를 지내고 퍼스트레이디를 지낸 바버라 부시(1925~2018)와 비교된다.
조지 H. W. 부시 대통령의 부인 바버라 여사는 남편과 조용히 있을 시간이 적었다. 왜냐하면 부시 가문은 아들 딸 손자 외손자 등 엄청난 대가족인데다가 4촌 형제들은 물론이고 조지 H. W. 부시의 외가인 워커 가문(Walker Family)과도 가까이 지내서 가족 친척 모임 등 집안 일이 너무 많았다. 게다가 메인 주 케네벙크포트 바닷가에 있는 대저택을 관리해야 했으니 바버라 여사는 부시 가문의 총지배인이었다.
퍼스트레이디로서 바버라 여사는 이민 가정의 문맹 퇴치를 위한 캠페인에 힘을 보탰다. 그 외에도 딸 로빈을 어릴 때 백혈병으로 잃어버리고 아들 닐이 난독증(難讀症)으로 고생한 경험으로 이에 대한 관심을 갖았으나 큰 활동은 없었다. 백악관을 나온 후에도 주지사와 대통령에 출마한 두 아들을 위해 선거 운동을 하고 손주 며느리와 손주 사위까지 생겨난 대가족을 이끌면서 바쁘게 살다가 남편 보다 반년 앞서 세상을 떴다.
레이건 대통령은 첫 부인과 사이에서 나은 딸(모린), 입양한 아들(마이클), 그리고 낸시 여사와 사이에서 나은 딸(패티)과 아들(론)을 두었다. 첫 부인이 나은 딸 모린(1941~2001)과 입양한 아들 마이클(1945~)은 부모가 이혼한 후에 각기 기숙학교를 다녔고 대학을 나오지 못하고 여러 곳을 전전했다. 레이건이 낸시와 결혼한 후 이들은 낸시는 물론 레이건과도 소원했고 각기 굴곡이 많은 삶을 살았다. 두 사람은 아버지의 애정에 목 말라했고 아버지로부터 인정을 받기를 원했지만 그렇지 못하면서 살았다.
레이건이 낸시와의 사이에서 둔 딸 패티(1952~)와 아들 론(1958~)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중퇴한 후에 부모와 소통이 없이 살았다. 이들은 부모를 거부하고 각기 방랑자 같은 삶을 살았고 정치적 견해는 레이건과 정반대였고 민주당원이었다. 특히 패티는 아버지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기도 했고, 1994년에는 플레이보이지(誌)에 전라(全裸)로 등장해서 부모를 절망에 빠뜨렸다. 두 사람이 아버지를 인정하게 된 자리는 바로 아버지의 장례식이었다.
레이건은 자식들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았고 레이건과 가까웠던 사람들도 레이건의 자식에 대해선 일체 언급을 하지 않았다. 레이건의 공보 팀은 자식에 관한 뉴스가 나오는 것을 극히 경계했고 그것을 레이건 부부에 관한 뉴스로 덮어 버렸다. 자식들과의 관계가 이러하기 때문에 레이건 부부가 애정이 특히 깊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레이건의 생애를 돌아보면 자식들과의 관계는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대가족을 이끌어야 했던 바버라 부시는 퍼스트레이디로서 사회 활동을 할 수 있는 여유가 별로 있지 않았다. 반면에 낸시 여사는 퍼스트레이디로서 사회 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은 있었으나 본인이 그런 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 낸시가 퍼스트레이디로서 했던 의미있는 활동은 <Just Say No> 운동이었다.
1980년대 들어서 미국에는 코카인이 큰 문제로 대두됐다, 코카인은 코로 마시거나 크랙으로 담배처럼 흡입을 해서 청소년 사이에 급속하게 번져갔다. 심각성을 인식한 레이건 대통령은 ‘마약과의 전쟁’을 다시 선포했는데, 코카인은 청소년 사이에서 친구들이 권하면 마지못해 한두 번 해보다가 습관이 되어 중독자가 되는 특징이 있었다. 정부 차원의 ‘마약과의 전쟁’에 부응해서 낸시 여사는 주변에서 마약을 권해도 “간단하게 거절하라”(Just Say No)는 운동을 시작했다.
이 운동은 LA 경찰국이 시작한 DARE(Drug Abuse Resistance Education) 캠페인과 더불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낸시 여사는 여러 학교를 방문하고 백악관에 청소년들을 초청하는 행사를 임기 말까지 계속했다. <Just Say No> 운동은 퍼스트레이디가 했던 의미있는 활동으로 평가되며 이로 인해 마약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 하지만 과연 이 운동이 미국에서 코카인 소비를 얼마나 줄였는지는 알 수 없다.
- 사진 (1) 낸시 레이건의 <Just Say No> 캠페인, 1984년
- 사진 (2) 부시 부부와 손자 손녀들, 1988년 케네벙크포트. 피부가 약간 검은 손자는 제브 부시와 멕시코 출신 부인 사이에서 낳은 아들..
퍼스트레이디의 적절한 역할이 무엇인지를 단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근래에는 여성 정치인이 늘어서 과연 퍼스트레이디에 대해 관심을 주어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여하튼, 낸시 레이건을 중심으로 퍼스트레이디에 대해 적어 보기로 한다. 낸시 레이건(1921~2016)은 같은 시기에 세컨드 레이디(부통령 부인)를 지내고 퍼스트레이디를 지낸 바버라 부시(1925~2018)와 비교된다.
조지 H. W. 부시 대통령의 부인 바버라 여사는 남편과 조용히 있을 시간이 적었다. 왜냐하면 부시 가문은 아들 딸 손자 외손자 등 엄청난 대가족인데다가 4촌 형제들은 물론이고 조지 H. W. 부시의 외가인 워커 가문(Walker Family)과도 가까이 지내서 가족 친척 모임 등 집안 일이 너무 많았다. 게다가 메인 주 케네벙크포트 바닷가에 있는 대저택을 관리해야 했으니 바버라 여사는 부시 가문의 총지배인이었다.
퍼스트레이디로서 바버라 여사는 이민 가정의 문맹 퇴치를 위한 캠페인에 힘을 보탰다. 그 외에도 딸 로빈을 어릴 때 백혈병으로 잃어버리고 아들 닐이 난독증(難讀症)으로 고생한 경험으로 이에 대한 관심을 갖았으나 큰 활동은 없었다. 백악관을 나온 후에도 주지사와 대통령에 출마한 두 아들을 위해 선거 운동을 하고 손주 며느리와 손주 사위까지 생겨난 대가족을 이끌면서 바쁘게 살다가 남편 보다 반년 앞서 세상을 떴다.
레이건 대통령은 첫 부인과 사이에서 나은 딸(모린), 입양한 아들(마이클), 그리고 낸시 여사와 사이에서 나은 딸(패티)과 아들(론)을 두었다. 첫 부인이 나은 딸 모린(1941~2001)과 입양한 아들 마이클(1945~)은 부모가 이혼한 후에 각기 기숙학교를 다녔고 대학을 나오지 못하고 여러 곳을 전전했다. 레이건이 낸시와 결혼한 후 이들은 낸시는 물론 레이건과도 소원했고 각기 굴곡이 많은 삶을 살았다. 두 사람은 아버지의 애정에 목 말라했고 아버지로부터 인정을 받기를 원했지만 그렇지 못하면서 살았다.
레이건이 낸시와의 사이에서 둔 딸 패티(1952~)와 아들 론(1958~)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중퇴한 후에 부모와 소통이 없이 살았다. 이들은 부모를 거부하고 각기 방랑자 같은 삶을 살았고 정치적 견해는 레이건과 정반대였고 민주당원이었다. 특히 패티는 아버지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기도 했고, 1994년에는 플레이보이지(誌)에 전라(全裸)로 등장해서 부모를 절망에 빠뜨렸다. 두 사람이 아버지를 인정하게 된 자리는 바로 아버지의 장례식이었다.
레이건은 자식들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았고 레이건과 가까웠던 사람들도 레이건의 자식에 대해선 일체 언급을 하지 않았다. 레이건의 공보 팀은 자식에 관한 뉴스가 나오는 것을 극히 경계했고 그것을 레이건 부부에 관한 뉴스로 덮어 버렸다. 자식들과의 관계가 이러하기 때문에 레이건 부부가 애정이 특히 깊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레이건의 생애를 돌아보면 자식들과의 관계는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대가족을 이끌어야 했던 바버라 부시는 퍼스트레이디로서 사회 활동을 할 수 있는 여유가 별로 있지 않았다. 반면에 낸시 여사는 퍼스트레이디로서 사회 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은 있었으나 본인이 그런 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 낸시가 퍼스트레이디로서 했던 의미있는 활동은 <Just Say No> 운동이었다.
1980년대 들어서 미국에는 코카인이 큰 문제로 대두됐다, 코카인은 코로 마시거나 크랙으로 담배처럼 흡입을 해서 청소년 사이에 급속하게 번져갔다. 심각성을 인식한 레이건 대통령은 ‘마약과의 전쟁’을 다시 선포했는데, 코카인은 청소년 사이에서 친구들이 권하면 마지못해 한두 번 해보다가 습관이 되어 중독자가 되는 특징이 있었다. 정부 차원의 ‘마약과의 전쟁’에 부응해서 낸시 여사는 주변에서 마약을 권해도 “간단하게 거절하라”(Just Say No)는 운동을 시작했다.
이 운동은 LA 경찰국이 시작한 DARE(Drug Abuse Resistance Education) 캠페인과 더불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낸시 여사는 여러 학교를 방문하고 백악관에 청소년들을 초청하는 행사를 임기 말까지 계속했다. <Just Say No> 운동은 퍼스트레이디가 했던 의미있는 활동으로 평가되며 이로 인해 마약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 하지만 과연 이 운동이 미국에서 코카인 소비를 얼마나 줄였는지는 알 수 없다.
- 사진 (1) 낸시 레이건의 <Just Say No> 캠페인, 1984년
- 사진 (2) 부시 부부와 손자 손녀들, 1988년 케네벙크포트. 피부가 약간 검은 손자는 제브 부시와 멕시코 출신 부인 사이에서 낳은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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