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MBC 민영화 ?

작성일 : 2022-11-21 19:55조회 : 642

MBC 민영화 ?

MBC와 현 정부와의 갈등이 또 다시 MBC를 민영화해야 하느니 뭐니 하는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돌이켜 보면, MBC 지배구조는 정치적 격동기 때마다 논란이 됐다. 노태우 정권 때 여야 합의로 방문진이 70%, 정수장학회가 30%로 만들어 놓은 구도를 흔들기는 어렵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MBC 문제가 어려운 것은 방문진 구성을 바꾸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정수장학회 지분 30%에 대해선 정치권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노태우 정부 때 정해 놓은 MBC 구도 문제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때 불거졌다. 이명박 측에서 박근혜 의원이 정수장학회 이사장직을 갖고 있는 것을 문제 삼아서 박근혜는 이사장직을 내려놓았다. 2012년 대선에선 문재인 후보와 민주당이 정수장학회 문제를 집요하게 거론해서 박근혜 후보를 곤혹스럽게 했다. 정수장학회는 박근혜가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으며 그것은 “도둑이 장물을 갖고 있는 격”이라고 거세게 몰아 붙였다. 그런 공세에도 박근혜 후보는 그것은 법적으로 자신과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대선 막바지에는 정수장학회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했다가 또 당시 최 아무개 이사장이 물러나야 한다는 식으로 우왕좌왕했다. 하지만 박근혜는 대선에서 승리했고, 모든 논란은 없었던 것이 됐다.

그리고 탄핵을 거쳐 문재인 정부가 들었다. 2012년 대선 때 정수장학회 문제를 그렇게 물고 늘어졌으면 정권을 잡은 후에는 무슨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지만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문 정권과 민주당은 방문진 이사회를 장악해서 어차피 MBC를 지배하게 되니까 정수장학회 문제는 고려할 필요도 없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정수장학회는 독립된 법인이라서 정치권이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박근혜의 영향력 아래 있다는 이유로 박근혜를 곤란하게 만들기 위해 정치적 공세를 폈던 것이다.

이론적으로 방문진이 MBC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MBC를 민영화하는 것이 가능하기는 하다. 하지만 도무지 MBC 주식을 누가 살 것인지는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MBC는 너무 커서 인수하기도 어렵고 인수한 후에 운영하기도 어렵다. 방문진이 갖고 있는 지분을 매각해도 정수장학회가 갖고 있는 지분 30%는 그대로이다. 방문진 지분을 매각하면 정수장학회가 MBC의 최대 주주가 될 가능성이 커진다. 그런데, 지금 정수장학회는 도무지 누가 운영하는지도 불분명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아직도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지, 아니면 지금 이사진이 주인 행세를 하면서 운영하는지 알 수가 없다.

그러니까 내 결론은 이렇다. MBC는 망할 수는 있어도 그 지배구조를 바꾸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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