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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워터게이트 영화
작성일 : 2022-12-03 23:37조회 : 51


워터게이트 영화
 

워터게이트에 관한 영화로 많이 알려진 것은 워싱턴포스트의 밥 우드워드와 칼 번스타인 기자의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All the President's Men>(1976년)이다. 당시 인기 절정이었던 로버트 레드포드와 더스틴 호프만이 밥 우드워드와 칼 번스타인 기자로 나온다. 무대는 주로 워싱턴포스트 편집국이고 간간히 비밀취재원인 ‘Deep Throat'와 만나는 컴컴한 지하 주차장이니까 제작비도 별로 들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나라 케이블에서도 여러 번 내보낸  바 있다. 워터게이트 빌딩에 침입한 괴한들을 장발을 한 사복경찰관들이 체포하는 장면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이들의 윗선을 추적하는 워싱턴포스트의 풋내기 두 기자, 그리고 두 기자를 독려하는 브래들리 편집국장이 영화의 주인공이다. 이런 1970년대 영화에 나오는 장발에 깃이 넓은 양복과 폭이 넓은 넥타이, 그리고 버튼다운 셔츠 패션을 보면 나는 나의 20대를 생각하게 된다.

밥 우드워드와 칼 번스타인이 닉슨이 사임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펴낸 책을 토대로 나온 영화가 <The Final Days>(1989년)이다. 닉슨, 키신저 등 배역을 맡은 배우들이 실제 인물과 많이 닮아서 캐스트에 많이 신경을 썼음을 알 수 있다. 이 영화는 닉슨이 사임하고 난 후 15년이 지난 1989년에 나왔으니, 닉슨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된 후였다. (1989년은 레이건과 부시로 이어지는 공화당 정권 전성기였다.) 우드워드와 번스타인은 백악관에서의 닉슨의 마지막을 지켜 본 프레드 버즈하트 당시 법률비서관 등의 증언을 토대로 책을 펴냈다. 이 영화에서 닉슨은 섹스피어의 비극 속의 주인공 같이 나온다.

백악관을 떠나기 전 날 밤 닉슨은 키신저를 불러서 무릎을 꿇고 전능한 하느님에게 기도를 하자고 한다. 어릴 때 유태 교당에 나간 후에 교회에 나가지 않은 키신저는 당황했지만 얼떨결에 바닥에 무릎을 꿇고 닉슨을 따라 기도를 한다. 감정이 벅차오른 닉슨은 그만 바닥에 엎어져서 오열을 하고 키신저는 어쩔 줄 모르고 당황해 한다. 울기를 그친 닉슨은 키신저에게 자기가 울었다는 말은 아무한테도 하지 말라고 부탁한다. 하지만 키신저는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라고 나한테 부탁했다는 말까지 기자들에게 흘려서 세상이 아는 일이 되고 말았다. 세상에 비밀은 없다.

번민의 밤을 뜬 눈으로 보낸 닉슨은 8월 9일 아침 백악관 스태프들 앞에서 고별인사를 한다. 닉슨 옆에는 패트 여사와 두 딸과 두 사위가 둘러서 섰다. 가족들도 간밤을 뜬 눈으로 보냈을 것이다. 원고도 없이 평소에 쓰지 않던 안경을 쓴 닉슨은 제법 긴 인사말을 하고 자신을 도와서 일해 준 데 대한 감사를 표했다. 마지막으로 닉슨은 자기가 어릴 때 동생과 형을 결핵으로 잃어버린 경험을 이야기하고, 형을 살리기 위해 어머니가 4년 동안 애리조나의 휴양소에서 형을 돌보았으나 형은 결국 죽고 말았다면서, “아무도 나의 어머니에 대해 책을 쓰지 않겠지만 나의 어머니는 성자(聖者)였다”("Nobody will write a book about my mother. But, she was a saint.")고 하고 모두가 정부를 위해 헌신했다고 작별 인사를 했다. (닉슨의 어머니 한나 여사는 닉슨이 대통령이 되는 것을 보지 못하고 1967년에 사망했다.) 그리고 자신이 부통령으로 임명한 제럴드 포드와 그의 부인 베티 여사가 백악관에 도착하자 함께 건물을 나와서 마지막으로 Marine One 헬기를 타고 백악관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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