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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eing 747 기사

작성일 : 2023-02-05 16:58조회 : 925

Boeing 747 기사

지난 2월 2일자 조선일보는 B-747기 마지막 생산을 다룬 사내칼럼을 <만물상> 코너에 ‘아듀! 점보 747’에 실었다. 작은 지면에 내용을 담으려 한 탓도 있겠으나 대충 보아도 틀린 곳이 너무 많다.
https://www.chosun.com/.../02/IVCETLJL5ZDJ7JM3WWPC2ZXH74/...

우선, 조선 기사는 보잉사의 창엄자 윌리엄 보잉이 MIT를 중퇴했다고 했으나 사실 그는 예일대를 중퇴했다. 1960년대, 미 공군이 대형 수송기 개발에 나섰고 록히드(Lockheed)가 보잉(Boeing)을 젖히고 사업을 따내서 C-5 갤럭시 수송기를 공급하게 됐다. 조선 기사는 ‘록히드-마틴’이라고 썼는데, 록히드가 마틴 마리에타가 합병한 시기는 1994년이니까 당시는 ‘록히드’라고 써야 맞는다.

1960년대에 아메리칸 항공, 이스턴 항공 등 미국의 대형 항공사들은 보다 많은 승객을 실고 대양을 건널 수 있는 항공기가 필요함을 느꼈다. 보잉은 공군 대형 수송기 사업에서 탈락한 모델을 토대로 대형 항공기를 개발했는데, 이것이 Boeing-747이다.

조선 기사는 “점보 747은 두 번의 큰 도전을 이겨냈다. 1970년대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가 등장해 보잉을 긴장시켰지만, 대형 추락사고로 나가떨어졌다.”고 썼다. 하지만 이는 완전히 틀렸다.

에어프랑스 소속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가 파리 공항 이륙 중 추락해서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사고는 2000년 7월 25일이다. 콩코드는 겨우 20대 제작되고 1979년에 생산이 중단돼서 사업적으로는 실패한지가 오래됐고, 영국과 프랑스 정부의 보조금으로 견뎌오다가 2003년에 완전히 퇴역했다. 콩코드는 애당초 B-747 같은 와이드 보디(wide-body) 여객기와는 상대하는 시장이 달랐다. 콩코드가 실패한 이유는 사업성 외에도 소음과 오존층 파괴 같은 환경 문제, 그리고 초음속 여객기 SST 프로젝트를 포기한 미국의 거부감 등 여러 요소가 개입되어 있다.

따라서 앞의 조선 기사는 이렇게 써야 맞는다. “점보 747은 1970년대에는 다른 기종과 경쟁을 했으나 1979년 5월에 DC-10 항공기가 시카고 공항에서 추락한 사건으로 경쟁에서 탈락한 후 대형 항공기 시장을 장악했다.”

미국의 대형 항공사들이 승객 300명을 실을 수 있는 항공기를 원하자 비행기 제작사들은 개발에 나섰다. 보잉은 공군용 수송기 모델을 이용해서 2층 구조인 B-747을 내놓아서 1970년에 첫 취항을 했다. 맥도넬 더글라스(McDonnell Douglas)는 DC-8 모델을 토대로 제트 엔진 3개를 장착한 와이드 보디(trijet wide-body) DC-10을 개발해서 1971년에 첫 취항을 했다. GE와 PW 엔진을 장착한 DC-10은 제작비와 운용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했다.

공군에 C-5 갤럭시를 공급하기로 한 록히드도 와이드 보디 사업에 뛰어 들었다. 오랫동안 민간항공기 제작을 하지 않던 록히드는 처음부터 시작해야 했는데, 이렇게 나온 것이 엔진 3개를 가진 L-1011 TriStar였다. 록히드는 롤스 로이스 엔진을 장착키로 했는데, 엔진 제작이 늦어져서 1972년에야 첫 취항을 했다. 록히드는 제때에 공급을 하지 못해서 계약자들이 이탈을 했을 뿐더러 L-1011은 가격도 높고 운용비도 비쌌다. B-747를 구매하지 않은 델타 항공과 이스턴 항공이 TriStar를 가장 많이 구매했다.

1970년대에 3개 모델이 경쟁을 했는데, 덩치가 크고 엔진이 4개인 B-747은 기대보다 판매가 부진했다. DC-10은 가격 경쟁력은 좋았으나 화물칸 문이 떨어지는 등 여러 문제가 있었다. 그러던 중 결정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1979년 5월 25일 시카고 오헤어 공항에서 아메리칸 항공의 DC-10이 이륙하던 중 날개에 있던 엔진이 떨어져 나가서 하늘로 올라간 항공기가 공항 부근에 그대로 추락했다. 로스앤젤레스로 향하던 그 항공기는 만석이어서 탑승자 273명 전원이 사망했다. 미국 내에서 발생한 가장 큰 항공사고였다.

교통안전국(NTSB)은 엔진 정비는 물론이고 DC-10 자체 구조에 문제가 있음을 밝혀냈다. 연방항공국(FAA)은 DC-10 기종 전체에 운항정지 조치를 내리는 초강수를 두었다. 이 사고로 DC-10은 주문이 줄었고 1988년에 386번째 항공기를 끝으로 단종됐다.

맥도넬 더글라스는 DC-10을 토대로 엔진 3개를 장착한 MD-11을 개발해서 1990년부터 와이드 바디 항공기 시장에 다시 뛰어 들었다. 하지만 1998년 9월 2일, 뉴욕에서 제네바로 향하던 스위스 항공의 MD-11이 화재로 대서양에 추락해서 탑승자 227명 전원이 사망하는 충격적 사고가 일어났다. 조사 결과 MD-11 배선에서 과열로 화재가 났다고 밝혀졌으니 변명할 여지가 없는 구조 문제였다. MD-11은 200대가 생산된 후 2000년에 단종됐다. 맥도넬 더글라스는 1997년에 보잉사에 이미 합병된 후였다.

록히드의 L-1011는 판매 부진으로 250대를 생산하고 1984년에 단종됐다. 록히드는 민간 항공기 사업에서 철수한 후 마틴 마리에타와 합병해서 록히드-마틴이 돼서 F-22와 F-35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보잉은 B-747을 200, 300, 400 시리즈로 발전시켜서 대성공을 거두었다. 항공기 사업에서 미국 내 경쟁자는 없어졌지만 보잉은 1970년대에 그들이 우습게 보았던 에어버스와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사진 (1) 1979년 5월 25일 시카고 오헤어 공항에서 이륙 직후 추락하는 아메리칸 항공 DC-10. 우연히 카메라를 갖고 있던 사람이 찍어서 언론에 크게 난 사진이다.
사진 (2) L-1011, DC-10, B-747 초기 모델.
사진 (3) B-747 초기 모델과 후속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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