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핀란드 총선

작성일 : 2023-03-28 19:54조회 : 696

핀란드 총선

지난주에 스웨덴 정치 상황을 스톡홀름의 다리 문제를 중심으로 다룬 적이 있다. 현재 스웨덴의 집권세력은 중도우파 정당과 강성 우파 정당의 연립이다. 사민당 중심으로 한 중도좌파 집권시대가 저물어 버린 것이다. 오는 4월 초 핀란드 총선에서도 스웨덴 같은 현상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스웨덴과 마찬가지로 핀란드에서도 최근 10여 년 동안 강성 우파 정당인 Finn Party가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가 550만 명인 핀란드는 권역별 비례로 단원(單院)인 의회를 구성한다. 의원 총수는 200명이다. 2019년 4월 총선에 따라 현재 여권은 사민당(40석), 중도당(31석), 좌파 연합(16석), 인민당(10석)으로 구성된 117석 좌파 연합이고 총리는 나이트클럽에서 미친 것처럼 춤을 추어서 유명해진 사나 마린(Sanna Marin)이다. 야권은 Finn Party(39석), 국민연합(37석), 기민당(5석), 그 외 2개 군소 정당(2석)으로 총 83석이다.

2019년 총선 후 좌파 연합이 집권하게 된 계기는 중도당(The Centre Party)이 좌파와 손을 잡았기 때문이다. 20세기 초에 생긴 역사가 깊은 중도당은 연정 파트너로 정부의 일원을 구성해 왔는데, 2019년 총선에서 의석이 49석에서 31석으로 줄어들었다. 최근 여론 조사에 의하면 중도당 지지도는 한자리 숫자로 하락해서 의석 수도 20석 정도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핀란드의 전통적 우파 정당은 국민연합(National Coaltition Party)으로 2007년 이후 중도당과 함께 2019년까지 여당을 구성해 왔다. 그런데 2019년에 중도당이 사민당과 연정을 구성해서 국민연합은 야당이 됐다. 이처럼 핀란드는 중도 좌파, 중도 우파, 그리고 중도당이 연정을 구성해 왔는데, 여기에 변화가 생겼다. 강성 우파 정당인 Finn Party가 부상했기 때문이다.

Finn Party는 1995년에 창당해서 2011년에 19.1% 득표로 39석을 차지하는 돌풍을 일으키고 원내 3당이 됐다. 2015년 총선에서도 39석을 확보해서 우파 연정에 참여했으나 당에 분열이 생겨서 연정을 이탈했다. 2019년 총선에서 39석을 차지해서 원내 2당이 됐다.

현재 Finn Party의 대표는 리카 푸라(Riikka Purra 1977~ )로, 그녀는 2016년에 입당해서 2019년 총선에서 원내로 진입한 초선 의원이다. 정치학을 공부하고 국제관계 박사과정을 마친 푸라는 정책과 선거를 자문하다가 아예 입당해서 2021년 8월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1302명 중 774표를 얻어 당 대표가 됐다. 푸라는 다른 정당과는 확실히 다른 정책을 선명하게 제시해서 차별화에 성공했다. 그녀는 유럽연합 외부로부터는 일체 이민을 받지 않겠다고 분명히 했다. 사민당 정권이 아프리카와 중동으로부터 이민을 받아드린데 대한 국민적 염증을 반영한 것이다. 또한 탄소중립 시기도 2035년에서 2050년으로 연기하고, 재정 건전성을 중시하겠다고 선언했다.

사민당 등 좌파 정당은 리타 푸라가 이끄는 Finn Party를 극우라고 비판하고 있지만 Finn Party는 20~30대에서 지지도가 높다고 한다. 스웨덴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다양성을 내세운 낭만적인 이민개방 정책이 역풍을 맞고 있는 것이다. 오는 4월 12일 핀란드 총선 결과가 어떻게 될지, 또 리카 푸라가 핀란드 총리가 될지 궁금하다. 엊그제 BBC 방송은 핀란드의 3개 정당이 거의 비슷한 지지도를 보이고 있으며, 또 다른 여성 총리(즉, 리카 푸라)가 나올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https://www.bbc.com/news/world-europe-64872698

이 선거는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스웨덴에 이어서 핀란드가 이렇게 되면 북유럽의 사회복지와 선거제도가 최상의 제도라고 들먹이는 우리나라의 이른바 진보들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 사진 (왼쪽부터) 리카 푸라(Finn Party 대표), 사나 마린(현 총리, 사민당 대표), 페테리 오르포(국민연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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