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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광복 건국

작성일 : 2023-08-18 21:25조회 : 414

해방 광복 건국

금년 8월 15일 광복절, 화제는 이종찬 광복회장과 그 아들 이철우 교수의 언론 칼럼일 듯하다. 이철우 교수는 8월 14일자 동아일보 칼럼 ‘건국 타령, 이제 그만’에서 “대한민국이 1948년에 건국되었다는 주장은 15년쯤 전, 이명박 정부 출범 전후에 등장했다. 그동안 1945년 8월 15일을 광복절로 기념했는데,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이 탄생한 것이 더 큰 의미가 있으니 그날을 건국절로 지정하자는 주장이었다. 그 주장은 정부에 의해 공식화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그걸 공식화시키려고 주장한다면, 그 타당성을 국민에게 납득시켜야 하는데, 1948년 건국론자들이 설득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가? 유감스럽게도 그렇지 못하다”고 썼다.

이 교수의 부친인 이종찬 광복회장은 전상인 교수의 글을 반박하면서 8월 15일자 조선일보 칼럼 ‘해방은 도둑처럼 오지 않았다’에서 이렇게 썼다.

“나는 1945년 8·15와 1948년 8·15를 대립시키는 프레임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독립운동을 강조하면 좌파적이 되나? 1948년 건국론을 비판하는 사람을 ‘좌파’와 동일시하는 주장 역시 마찬가지다. 단정 수립을 반대한 사람들이 모두 좌파는 아니다. ‘대한민국은 태어나선 안 될 나라’라고 말한 사람을 누구라고 특정할 생각은 없지만, 1948년 건국론 비판자들을 그런 부류로 취급하면 안 된다. 필자와 내 주위 사람들은 누구도 1948년 8·15의 의의를 가벼이 여기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1948년 건국론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이들 역시 1945년 8·15를 폄하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해방이 ‘도둑처럼’ 찾아왔다니. 대한민국의 독립은 1943년 카이로회담에서 예고된 것이 아니었던가? 우남 이승만, 고하 송진우 등 지도자들이 일찍이 일제의 패망을 예견하고 준비를 촉구하지 않았던가? 해방 정국을 직접 목격했다고 해서 발언의 특권을 누리고 싶지는 않지만, 그 시대를 살아보지 않은 사람이 그 시대를 함부로 말할 수는 없는 일이다.”

김대중 정부에서 국정원장을 지낸 이종찬 광복회장은 오늘 8월 15일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제정해야 한다는 ‘건국절’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입장은 조선왕조, 일제치하, 임시정부, 한국정부 등 정부는 없어지고 새로 만들어지되 나라는 끊이질 않고 이어져 왔다는 것이다. 건국절을 인정하는 것은 그간 나라가 없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과 같다. 이는 일제 치하 아래 자행된 범죄에 대해서 한국이 목소리를 낼 권리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과 같다. 건국절 주장론자의 논리대로라면 일본 정부가 식민지 자국민들을 상대로 범죄를 일으킨 꼴인데 한국 정부가 나설 틈이 있겠는가. 1948년을 나라가 생긴 날로 잡는다면 1945년의 광복과 이날을 위해 피땀 흘린 선조들의 노력은 무엇이란 말인가. 광복회의 수장으로서도 용납할 수 없다.”

15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동복 선생은 2018년 8월 15일을 앞두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심재철, 김문수 등이 ‘대한민국 건국 70주년 기념위원회’를 여는 현상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두 갈래로 나뉘어서 이루어지고 있는 8.15 ‘경축’ 가운데 어느 것이 올바른 것인지를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동복 선생의 글의 목차는 아래와 같았다.
- 1945년 8월 15일은 ‘해방’의 날이지 ‘광복’의 날이 아니다
- 2018년 8월 15일은 ‘제73회’가 아니라 ‘제70회’ 광복절이다.
- 한반도의 ‘해방’은 2차 세계대전 勝戰國들의 전후처리의 産物
- 대한민국의 ‘獨立’은 독립운동의 成就가 아니라 유엔의 작품이다
- 총회결의 195-III호, 대한민국정부를 ‘한반도 유일 합법정부’로 선포
- “2019년이 건국 100주년”이라는 文在寅의 주장은 無知와 無識의 極致

지난 달에도 이동복 선생은 5년 전 자신의 입장을 다시 정리해서 "올해 8월 15일은 ‘제78회 해방 기념일’이자 ‘제75회 독립기념일’‘이라는 글을 뉴데일리에 올렸다.

1945년 8월 15일, 우리 국민들이 감격에 차서 시내로 나왔는데, 그 때 들고 나온 슬로건은 ‘해방’이었다. (사진 1). '광복'은 1948년 8월 15일이었다. (사진 2) 1949년에 제정된 국경일에 관한 법률은 8월 15일을 광복절로 지정했고, 지금도 이는 그대로이다. 1960년대까지 ‘광복'은 1948년 8월 15일을 의미하는 것으로 여겨졌는데, 어느 시점부터 그것을 3년 당겨서 1945년 8월 15일부터 계산해서 기념식을 치르기 시작했다. 이동복 선생의 2018년 칼럼은 그 점을 언급한 것이다.

이동복 선생은 2007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은 다스 때문에 대통령이 될 수 없으니 대선 후보를 박근혜에게 양보하라고 글을 써서 그 후 이명박 정권과 보수 쪽으로부터 외면 받아왔다. 이종찬 광복회장의 칼럼과 인터뷰는 상당한 파문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보수/우익 쪽에서는 김대중 정부에서 국정원장을 지낸 이종찬 회장의 전력(前歷)을 들어서 인신공격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여하튼 ‘1948년 건국론’이 복병(伏兵)을 만난 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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