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라칸티나 · 동방플라자

작성일 : 2023-08-23 09:47조회 : 516

라칸티나 · 동방플라자

지난 8월 14일 을지로 1가 ‘라칸티나’에서 시사저널 감명국 부국장(왼쪽), 오래 전에 시사저널 편집국장을 지내고 지금도 아시아경제에서 같은 일을 하고 있는 소종섭, 그리고 언론인 출신인 정운현 전 총리실 비서실장과 함께 만나 와인 잔을 비우면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했다.

앤틱 분위기가 나는 ‘라칸티나’는 대(代)를 물려 경영하는 노포(老舖)다. ‘라칸티나’의 시그내쳐 메뉴는 이른바 '삼성 메뉴'로, 이병철 회장이 생시에 좋아했던 메뉴라고 전해 오고 있다. 오래된 양식당으로 호텔 밖에 있었던 것으로 ‘라칸티나’ 외에도 '서울역 그릴'이 있었는데, 옛 서울역 건물에 있었던 ‘서울역 그릴’은 새 청사 2층 구석에서 명맥을 유지해오다가 코로나로 인한 경영난을 못 이기고 최근에 폐업했다.

‘라칸티나’가 있는 건물은 1970년대에 삼성본관과 동방플라자 건물이 태평로에 들어서기 전에는 삼성의 사실상 헤드쿼터였다. 동방플라자는 삼성플라자로 명칭을 바꾸었는데, 동방생명이 삼성생명으로 명칭을 바꾸었기 때문이다. 지하층에 있던 쇼핑센터가 문을 닫자 삼성생명 빌딩으로 불리웠다. 동방플라자와 서대문 중앙매스컴 건물은 자주색 대리석 건물로 유명했다. 이병철 회장이 좋아했던 색깔이라고 했다. ‘동방생명’이라는 명칭도 지금은 생소할 것이다. 삼성생명 건물이 다른 건설회사에 팔려서 이제는 이병철 회장이 좋아했던 그 건물 자체가 이제는 삼성의 손을 떠나고 말았다. 1970~80년대 기억이 사라지는 것 같아서 아쉬운 생각이 든다.

2012년에 새누리당 비대위원이 돼서 여의도에 갈 일이 많았는데, 그 때부터 국회 임기를 마칠 때까지 KBS 본관 옆에 있는 Ola를 가장 많이 이용했다. 그 외에 시청, 강남, 판교에선 Blooming Garden(BG)을 자주 이용했는데, 세 곳이 차례차례 폐업하고 말았다. 청계천 1가 미래에셋 빌딩 지하에 있던 BG가 제일 먼저 폐업했고, 코로나를 버티지 못하고 강남역 부근에 있던 BG가 폐업하더니 판교 아비뉴프랑에 있던 BG도 몇 달 전에 폐업해서 이제 BG는 없어져 버렸다. BG는 골프 선수 박지은 집안에서 운영했던 이태리 식당이었는데, BG가 없어져서 약속 장소 잡기가 어려워졌다. 제발 무엇이든 오래 가면 좋겠다는 생각이고, 그래서 ‘라칸티나’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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