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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해운대 마린시티
작성일 : 2023-08-23 10:21조회 : 397
해운대 마린시티
대도시는 토지가 부족하기 마련이고, 따라서 바다에 면한 쪽을 매립해서 개발하기도 한다. 이런 매립은 경제성이 매우 높다. 그런 경우에도 고층 건물은 물가에서 상당히 거리를 두고 세운다. 안전성과 해안 생태계 보전을 고려해서 그렇게 한다. 그런 점에서 해운대 마린시티는 참으로 특이하고 괴이한 곳이다.
수영만을 매립해서 고층 아파트를 분양한 아이디어를 탓할 수 없다. 사무실 건물이나 상업 건물보다 주거 건물에 대한 수요가 있으면 매립지에 주거용 건물을 짓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문제는 마린시티에 들어선 초고층 건물들이 물가에 너무 바짝 붙어 있다는데 있다. (사진 1) 바다에 대한 조망권, 그리고 바다로 금방 이어지는 접근성을 추구하다보니 이렇게 된 모양이다. 아니, 그 보다는 공간을 최대한도로 이용하려는 사업성 때문에 이렇게 초고틍 건물을 바다 가까이 건설했을 것이다.
그래서 마린시티는 태풍이 오면 초비상이다. 거센 바람이 그대로 초고층 건물을 거세게 때리다 보니 유리창이 깨지는 일도 있었다. 태풍으로 인한 해일로 바닷물이 거세게 넘쳐 흘러와서 건물 1충에 있는 커피숍과 식당을 파괴한 적도 있다. 파도에 실려온 물고기가 도로에서 퍼떡 거리는 진풍경도 있었다. 또한 여름에는 통유리창으로 햇볕이 들이쳐서 실내온도가 찜통이 되는 덕분에 주민들은 밤 9시는 되어야 집으로 들어간다고 하니, 웃기는 일이 아닐 수 없다. 100년에 한번 오는 큰 해일이 닥쳐오면 이런 건물들이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
뉴욕 맨해튼 남단 배터리 파크 지역과 상해 푸동 지역은 매립을 해서 도시를 확장한 곳이다1. 사진 (2)에서 보듯이 배터리 파크는 녹지를 확보하고 그 뒤에 건물을 배치했다. 사진 (3)은 상하이 푸동 지구인데, 병 따개 모습을 한 유명한 초고층 건물 등은 물가에서 떨어져 있다. 해운대 마린시티가 언제까지 고급 주택지로 머물지, 그것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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