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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Partisan Politics
작성일 : 2023-09-09 19:42조회 : 108


Partisan Politics


영어 단어 중에는 자체로서는 잘 쓰지 않고 오히려 부정사를 붙인 상태로는 쓰이는 경우가 있는데, ‘partisan'이 그러하다. 당적이 없는 사람을 'non-partisan'이라고 하고, 캘리포니아에서 하는 결선투표 방식의 예비선거를 ‘non-partisan primary'라고 지칭하는 식이다.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는 ‘partisan politics' 정도다. ’Partisan politics'은 그저 당리당략적 차원에서 하는 파당적 정치를 의미하니까 매우 부정적인 뉘앙스를 갖고 있는 용어다. 지금 우리나라 양당이 하고 있는 정치가 바로 ‘partisan politics’의 극치(極致)다. 매일 매일, 하루도 쉬지 않고 대표니 뭐니 하는 사람들이 떠들어대는 ‘언어의 정치’가 바로 그런 것이다.

충성도가 높은 당원을 의미했던 단어인 ‘partisan'은 이제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이 표현은 상대방 정당의 강성 당원을 비하할 때 주로 사용됐으나 이제는 그 나마도 찾아보기 어렵다. 우리의 상황에서 본다면 국민의힘에서 민주당의 이른바 개딸 같은 극성 당원을 그렇게 부르고,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의 근간인 이른바 태극기 부대를 그렇게 지칭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우리나라 정치는 양당의 파르티잔들이 매일매일 거친 싸움을 하고 있는 형상이다. 오늘날 한국정치는 ‘파르티잔들의 전쟁’인 셈이고, ‘파르티잔‘이라는 단어에 가장 충실한 사람들이 우리나라 정치를 혼돈 속으로 이끌어 가고 있다. 

친(親)민주당 성향인 미국 정치평론가나 언론인들은 1950~60년대의 반공 성향의 공화당원들을 ‘Republican partisans’이라고 지칭하곤 했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공화당원이며 반공 십자군이었던 조셉 매카시 상원의원을 견책하는데 동의하자 이들은 실망이 컸다. 1960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후보로 선출된 리차드 닉슨 부통령이 당내 진보세력이 지지하는 넬슨 록펠러 뉴욕 주지사를 러닝 메이트로 지명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자 이들은 그러면 탈당을 하겠다고 협박을 했다. 그런 강성 당원들을 언론은 ‘partisans’으로 지칭했다.

1964년 공화당 전당대회 때 대선 후보로 지명된 배리 골드워터 상원의원을 위해 찬조연설을 하는 록펠러 주지사를 향해 거센 야유를 보낸 골드워터 지지자들도 ‘partisans’이었다. 록펠러는 닉슨이 사임하고 제럴드 포드가 대통령이 된 후 포드 대통령에 의해 부통령이 됐으나 이때에도 보수성향 당원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결국 포드는 1976년 대선을 앞두고 러닝메이트를 밥 돌 상원의원으로 교체했으나 본선에서 카터한테 패배했다. 부통령으로 공직을 끝낸 록펠러는 젊은 여비서와 섹스를 하던 중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록펠러의 퇴진은 공화당내의 진보파의 소멸을 상징했으나 당내 강경파는 계속 공화당내의 갈등요소로 작용했다.

이제는 당외 세력이 공화당 정치를 좌우해서 결국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는 사태를 초래했다. 골수 당원인 ‘파르티잔’ 보다 더 강경한 외곽 조직이 정당을 좌우하면 어떻게 되는가를 트럼프가 잘 보여 주었다. 지금 우리나라 정치는 양당의 외곽 세력이 당내 파르티잔과 손을 잡고 하는 'partisan politics'이다. 큰 트럼프와 작은 트럼프들이 설치는 게 바로 요즘 우리나라 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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