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주디스 캠벨 (2)

작성일 : 2023-11-08 10:13조회 : 402

주디스 캠벨 (2)

1975년 12월 17일, 주디스 캠벨은 샌디에고 자택에서 35분 동안 기자회견을 가졌다. 당시 41세인 주디스는 자신이 1960년 2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케네디를 처음 만난 후 백악관에서 20여 차례 만났고 다른 곳에서도 여러 차례 만났다고 밝혔다. 주디스는 재클린을 만난 적은 없으며, 샘 지앙카나 및 존 로셀리와도 개인적 관계를 갖고 있었으나 카스트로 암살에 관해 자신이 연락을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주디스는 자기와 케네디와의 관계는 개인적인 것이고 어떤 음모 같은 것과는 관련이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자기와 케네디와의 관계는 케네디의 나이 든 여비서 이블린 링컨과 비서실장인 케네스 오도넬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같이 배석한 변호사는 주디스가 케네디와 미피아 사이의 연락책이라는 보도 때문에 신변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주디스의 기자회견은 LA 타임스가 가장 상세하게 보도했으며 뉴욕타임스와 타임지도 보도했으며 다른 신문들도 대부분 보도를 했다. 윌리엄 사파이어는 1976년 1월 5일자 뉴욕타임스 칼럼을 통해서 주디스 캠벨, 케네디, 그리고 마피아 사이의 연결고리는 프랑크 시나트라라면서 ‘시나트라 커넥션’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케네디의 측근이었던 케네스 오도넬 등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주디스와 케네디의 비서 이블린 링컨이 70여 차례 통화를 했음이 밝혀지는 등 파문은 커졌다.

1976년 8월, 존 로셀리가 실종된 후 토막시체로 발견됐다. 1977년 3월 29일 하원 암살위원회 출두를 앞두고 있던 시카고 마피아의 전문 킬러로 알려진 찰스 니콜레티(Charles Nicoletti)가 시카고에서 총격으로 사망했다. 같은 날 지질학자로 석유사업을 하면서 소련에서 귀국한 리 하비 오스월드 부부를 댈러스의 러시아계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오스월드에게 친절을 베푼 루스 페인에게 소개한 조지 모렌쉴트(George de Mohrenschildt)가 플로리다 자택에서 의문의 총격 자살을 했다. 조지 모렌쉴트가 오스월드가 댈러스 정착하도록 하는 등 배후에서 조종했으며, 찰스 니콜레티는 댈러스 현장의 제2의 저격범일 가능성이 있다고 케네디 암살 연구자들이 주장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 겁을 먹은 주디스는 권총을 베게 아래에 두고 자는 등 신변을 걱정했다. 그런 와중에도 주디스는 그로브 출판사와 계약을 해서 자신의 삶은 다룬 책을 내기로 했다. 전문 작가에 구술해서 쓴 주디스의 책 <My Story>는 1977년 6월에 출간됐으며 보급판 페이퍼백으로도 나와서 베스트셀러가 됐다. 타블로이드 신문인 National Enquirer는 시리즈로 기사를 쏟아냈다.

자기와 케네디와의 관계를 상세하게 그린 이 책은 299쪽에 달하는 데 웬만한 출판사는 내기 어려운 책이었다. 이 책을 낸 그로브 출판사는 <채털레이 부인의 연인>, <북회귀선> 등 문제작을 냈는데, 주디스의 책을 내고 나서 얼마 후 파산을 해서 다른 출판사가 인수해서 해설을 붙인 책 <Mafia Moll : The Judith Exner Story>로 재출간됐다.

<My Story>는 주디스 캠벨의 기억에 의존해서 풀어 쓴 책인데, 케네디가 상원의원 시절에 케네디의 조지타운 자택에서 갖은 성관계, 백악관 침실에서 케네디와 함께 보낸 시간에 대한 상세한 묘사가 포함돼 있다. 주디스는 케네디와 같이 지낸 동안을 정확하게 기록해 두었고 케네디를 만난 호텔의 영수증, 케네디를 만나러 탄 비행기 표 등을 보관하고 있었다. 주디스는 자기가 입은 새 모피 코트를 보고 케네디가 자기가 사주고 싶었다면서 1000달러 지폐 두 장을 주었으며, 또한 케네디가 큰 루비와 작은 다이아가 많이 박힌 브로치를 선물로 주었다면서 브로치 사진을 책에 실었다. 또한 주디스는 일반인이 알 수 없는 케네디의 조지타운 저택의 전화번호, 케네디의 비서 이블린 링컨과 통화할 수 있는 직통 전화번호를 책에 실어서 그녀의 진술이 사실에 근거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 책으로 인해 주디스의 존재를 부인해 온 케네디의 최측근, 즉 비서실장 케네스 오도넬, 총무비서 데이브 파워스, 여비서 이블린 링컨이 모두 거짓말을 했음이 드러나고 말았다.

주디스 캠벨은 1988년에 피플지(誌)와 5만 달러를 받고 인터뷰를 해서 2월 29일자에 <The Dark Side of Camelot>라는 특집 기사로 나왔다. 당시 주디스는 유방암으로 3년 이상 살지 못 한다는 진단을 받았으나 그 후 10년을 더 살았다. 말년에 이른 주디스는 뉴욕타임스의 시무어 허시 기자와 인터뷰를 해서 허시 기자가 1997년에 펴낸 <The Dark Side of Camelot>에서 다루어졌다. 그녀는 1999년 9월, 65세 나이로 눈을 감았다. 그러면 도대체 주디스 캠벨은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해서 케네디, 그리고 샘 지앙카나와 관계를 갖게 되었나 ?

- 사진 (1) : 주디스와 케네디 관계를 다룬 National Enquirer지(誌).
- 사진 (2) : 주디스 인터뷰를 다룬 People지(誌) 1988년 2월 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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