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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케네디 저격 목격자
작성일 : 2023-11-20 21:43조회 : 21


케네디 저격 목격자


제임스 파일스의 증언은 30년 동안 미스테리로 남아 있던 몇 가지 의문점과 연관된다. 1963년 11월 22일 12시 30분 총성이 울리자 총소리가 잔디 둔턱에서 났다고 직감한 사람들이 그쪽으로 뛰어 갔다. 앞장서서 둔턱 위로 달려간 댈러스 경찰관 조 스미스(Joe Smith)는 양복을 입고 서 있는 남자를 보고 권총을 꺼냈다. 그 순간 그 남자는 대통령 경호실 배지를 보여주고 돌아가라고 했다. 스미스 경관은 더 이상 가지 않고 도로 쪽으로 돌아왔다. 스미스 경관은 이를 상부에 보고했다. 그러나 백악관 경호실은 그 쪽에 경호원을 배치한 적이 없었다고 확인했다.

경찰관을 가로 막은 양복을 입은 두 사람의 정체는 그 후 밝혀지지 않아서 많은 논란을 야기했다. 그런데 제임스 파일스는 그 날 아침 커피숍에서 잭 루비를 만나서 현장 지도와 경호실 배지 몇 개를 전달 받았다고 증언했다. 존 로셀리가 이 배지를 전달 받아서 다른 조직원에게 주고 사람들이 파일스가 있는 곳으로 오지 못하게 한 것이 아니냐는 추론이 가능하다.

제임스 파일스는 자기가 붉은 갈색 1963년형 쉐보레 임팔라를 몰고 왔다고 1994년 인터뷰에서 밝혔다. FBI는 30년 전에 딜리 플라자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을 만나서 인터뷰를 했다. 그 기록을 확인한 결과 총소리가 난 후 붉은 갈색 1962~63년 모델 쉐보레 임팔라에 세 남자가 타고 달-텍스 건물을 떠나는 것을 보았다고 진술한 사람이 여럿 있었음을 확인했다. 현장을 우연히 찍은 사진에 그런 자동차가 주차되어 있는 것도 있었다. FBI에서 28년 동안 근무하고 은퇴한 잭 셀턴(Zack Shelton)은 이런 많은 정황적 증거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면서 제임스 파일스가 진실을 이야기 하고 있다고 본다.

펜스 뒤에 자리를 잡은 제임스 파일스는 앞에는 나무가 있고 뒤쪽은 주차장이어서 자신을 볼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파일스를 목격한 사람이 있었다. 잔디 둔턱 뒤는 케네디 모터케이드가 지나가는 언더패스 위를 지나가는 철도가 있고 철도 노선 연결을 움직이는 장치가 있는 타워(interlocking tower)가 있었다. 1층은 기계실이고 높은 2층은 사무실이었는데, 이곳 책임자인 리 바우어스(Lee E. Bowers, Jr. 1925~1966)는 그날 케네디 모터케이드를 멀리서 보기 위해 2층에 올라와 있었다. 

열차 역을 관리하는 유니언 터미널 회사의 타워 책임자인 리 바우어스가 있던 타워 2층에선 주차장과 잔디 둔턱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넓은 주차장은 평소에 철도회사 직원들이 차를 세우는 곳이었다. 그 날 바우어스는 케네디 암살 현장을 잔디 둔턱 뒤쪽에서 본 중요한 목격자였다. (올리버 스톤의 영화 <JFK>에도 바우어스가 등장한다.) 바우어스는 댈러스 경찰,  FBI, 그리고 워렌위원회에서 자기가 본 바를 그대로 진술했으나 이들은 모두 바우어스의 증언을 귀담아 듣지 않았다. 바우어스는 케네디 암살을 조사하던 마크 레인 변호사와의 인터뷰에서도 같은 내용을 진술했다. 바우어스가 남긴 증언은 아래와 같다.

딜리 플라자 주변은 오전 10시부터 교통을 통제해서 차량 통행이 적었다. 타워 2층에서  바우어스는 12시 경부터 낯선 자동차 3대가 주차장을 들어오고 나가는 모습을 보았다. 처음에는 백인 남성이 혼자 탄 1959년 모델 올즈모빌 웨곤이 주차장으로 들어와서 펜스 뒤로 돌다가 나갔고, 12시 15분경에는 검은색 포드 자동차가 역시 주차장을 돌고 나갔으며, 12시 20분 경에는 1961~62년 형 백색 쉐볼레가 주차장으로 들어오더니 텍사스 교과서 건물 옆길로 들어가서 시야에서 사라져버렸다. 올즈모빌과 쉐볼레는 텍사스 등록차량이 아니고 골드워터 상원의원 스티커를 붙이고 있었다. 두 번째 검은 포드에 탄 운전자는 이어폰을 끼고 말을 하는 것 같았다. 

워렌위원회에서의 심문에서 바우어스는 12시 28분경 잔디 둔턱의 울타리 뒤에 두 남자가 4~5 미터 간격을 두고 서 있었으나 두 사람이 서로 이야기를 하지는 않고 모터케이드가 오는 방향을 쳐다보고 있었으며, 그 중 한 명은 중년 나이에 약간 뚱뚱했고, 다른 한 명은 20대 중반으로 격자 무늬(plaid) 셔츠나 재킷을 입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바우어스는 1966년 마크 레인과의 인터뷰에선 12시 30분 총성이 울렸을 때 두 사람이 있던 펜스에서 번쩍이는 빛(flash of lights)과 연기(smoke)를 보았다고 진술했다. 바우어스는 자기가 총성 세발을 들은 것 같으며 두 번째와 세 번째 총성은 연이어 났다고 진술했다.

그 날 잔디 둔턱을 내려다 본 사람은 바우어스만이 아니었다. 케네디 일행이 지나갈 언더패스 위 철도 난간에서 철도회사 직원인 샘 홀랜드, 리차드 도드 등 여러 명도 잔디 둔턱에서 총성이 났고 펜스 부근에서 연기 같은 것이 올라왔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FBI와 워렌위원회는 이들의 증언을 무시해 버렸다.

1994년 인터뷰에서 제임스 파일스는 그날 자기가 리버지블 격자 무늬 재킷(reversible plaid jacket)을 입었고 저격을 한 후 재킷을 뒤집어 입고 현장을 떴다고 말했다. 워렌위원회와 마크 레인과 인터뷰에서 바우어스가 말한 격자 무늬 상의를 입은 20대 중반 남성이 바로 제임스 파일스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것을 우연의 일치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다만 과연 바우어스가 번쩍이는 빛과 연기를 정확히 봤는지는 알 수 없으나 무언가 이상한 현상을 보았음은 분명해 보인다.

워렌위원회는 리 바우어스를 심문한 결과를 기록에 남겼을 뿐이고 그가 목격한 바를 조사하지는 않았다. 1966년에 바우어스를 인터뷰한 마크 레인(Mark Lane 1927~2016) 변호사는 워렌보고서를 비판한 책 <Rush to Judgement>을 1966년에 발간했다. 이 책은 베스트셀러가 돼서 케네디 암살을 연구해서 책을 내면 베스트셀러가 된다는 선례를 만들었다. 리 바우어스의 증언은 잔디 둔턱에 최소한 1명의 저격수가 더 있었다는 주장을 뒷받침했다.

바우어스는 다니던 철도회사를 그만두고 자기 사업을 했다. 1966년 8월 9일, 사업 약속차 텍사스 작은 도시를 향해 운전하던 바우어스는 한적한 도로의 다리 난간에 충돌하는 사고를 당해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경찰은 사고사라고 단정하고 정확한 사인을 밝히려 하지 않았다. 바우어스는 병원으로 가는 앰뷸러스 속에서 사고가 나기 전에 마신 커피에 약이 들어있었던 것 같다는 말을 남기고 의식을 잃었다. 한 목격자는 검은 색 자동차가 바우어스의 차를 바짝 뒤쫓았다고 말했다. 케네디 암살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리 바우어스도 음모에 의해 희생됐다고 주장한다.

- 사진 (1) : 1967년 딜리 플라자 항공사진. 아래 하얀 건조물 오른쪽 나무 아래에 펜스가 있다. 제임스 파일스가 저격을 했다는 지점이다. 저격을 끝낸 후 파일스는 주차장과 텍사스 교과서 건물을 돌아서 붉은 색 Dal-Tex 건물 뒤에 세워놓은 자동차로 가서 로셀리와 니콜레티와 함께 현장을 떴다.
- 사진 (2) : 1963년 11월 당시 잔디 둔턱과 철도 타워. 붉은 색 선으로 쳐진 곳이 리 바우어스가 내려다 본 철도 타워. X는 바우어스가 보았다는 수상한 두 사람의 위치.
- 사진 (3) : 리 바우어스 (1925~1966). 텍사스 남감리대학을 나온 바우어스는 자기가 본 바를 그대로 말했기 때문에 죽음을 당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케네디 암살과 관련돼서 석연치 않게 죽은 사람은 너무나 많다. 그래서 1993년이 돼서야 비로소 목격자들의 증언이 다시 나오기 시작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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