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하종대와 이준석

작성일 : 2024-01-31 10:07조회 : 290

하종대와 이준석

최근 민주당 비례대표 이수진 의원의 ‘지역구 쇼핑’이나 이언주 전 의원의 ’정당 쇼핑‘에 대해선 이를 비판하는 사설, 칼럼이 봇물을 이루었다. 나는 이 못지않게 다음 경우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

“영등포갑 지역구는 하종대 전 한국정책방송원(KTV) 원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하 전 원장은 지난 8일 KTV 원장직을 사임한 뒤 9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자유와 연대' 출판기념회를 열고 총선 출마를 사실상 공식화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연설문 434개를 분석한 자신의 책을 소개하며 "자유와 연대의 가치를 정확히 인식하고, 정책으로 펼쳐나갈 때 한국 사회의 갈등을 해소하고 성장과 분배의 균형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아일보와 채널A 기자 출신인 하 전 원장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 상임언론특보, 전북선대위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다.”(연합뉴스 2024. 1. 11)
https://www.yna.co.kr/view/AKR20240111059051001?input=1195m

“(이준석의) 개혁신당은 오는 2030년부터 경찰과 해양경찰, 소방, 교정 직렬 신규 공무원 희망자는 남성과 여성에 관계없이 병역을 필할 것을 의무화하자고 29일 제안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릴레이 정책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 신규 공무원 병역 의무화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헌법 제39조 1항에 따르면 모든 국민은 국방의 의무를 부담해야 한다"며 "지금까지 대한민국 시민의 절반 가량, 즉 한쪽 성별만 부담했던 병역을 나머지 절반이 조금씩 더 부담해 나가는 방식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2024 1. 30)
https://www.segye.com/newsView/20240129506456?OutUrl=naver

신문에 글 한 줄 써보지 못한 사람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논하는 책을 내고 거창한 출판기념회를 열어서 책값을 챙기는 모습은 총선을 앞두면 흔히 보는 꼴불견 풍경이다. 그것이 일종의 관례가 된지 오래니 그것 자체를 탓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언론인 출신이 총선 공천을 앞두고 펴낸 책이 “윤석열 대통령의 연설문 434개를 분석한” 것이라니 너무 심하지 않은가?

병역을 마친 남성에 대해 9급 공무원 응시 때 약간의 가산점을 준 제도가 20년 전에 남녀평등에 위반된다는 위헌 시비에 걸려서 폐지된 바 있다. 그 때 나왔던 흥미로운 논리 중의 하나가 여자는 군대를 갈 기회가 없기 때문에 불평등하다는 것이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군대를 다녀 온 남자들이 실소(失笑)를 했다. 여자들도 군대를 다녀와야 만 경찰과 소방대원이 될 수 있도록 하자는 이준석 신당의 주장도 비슷하다. 우선 병역을 하지 않은 남자라고 해서 경찰관과 소방대원이 되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고 나는 알고 있다. 여하튼 여자가 경찰관과 소방대원이 되기 위해선 군대를 다녀와야 한다는 주장은 일리가 없지는 않다. 각 지방자치 단체가 경찰관과 소방관을 알아서 채용하는 미국의 경우는 남자이건 여자이건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이런 주장을 하면서 소속 정당의 정책으로 내걸려면 본인부터 군대는 현역으로 다녀왔어야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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