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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패트 뉴컴, 침묵을 지키다
작성일 : 2024-02-18 15:47조회 : 247
패트 뉴컴, 침묵을 지키다
패트 뉴컴(Patricia Newcomb 1930~)은 먼로의 죽음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으로 아직까지 살아 있는 유일한 증인이다. 하지만 뉴컴은 먼로의 죽음에 대해서 일체 입을 열지 않고 평생을 살았다. 패트 뉴컴은 워싱턴 DC 지역에 자리 잡은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녀의 할아버지는 유명한 판사였고 아버지 칼멘 뉴컴(Carmen Newcomb)은 유능한 비즈니스 변호사였다. 칼멘 뉴컴은 로버트 케네디의 처가인 스케이컬 가문(The Skakel Family)이 남부 캘리포니아에 소유하고 있는 방대한 부동산을 관리하기 위한 책임자가 되어 가족과 함께 LA에 정착했다.
아버지 직장을 따라 LA로 온 패트 뉴컴은 오클랜드에 있는 밀스 칼리지(Mills College)를 다녔다. 나중에 케네디 백악관에서 공보비서를 지내게 되는 피에르 샐린저(Pierre Salinger
1925~ 2004)가 그 때 밀스 칼리지에서 저널리즘을 가르쳤는데, 뉴컴은 샐린저의 강의를 들은 학생이었다. 피에르 샐린저는 조직범죄를 다루던 상원 특별조사위원회에서 법률자문으로 일하던 로버트 케네디를 만나서 케네디 가문과 인연을 맺게 된다.
대학을 졸업한 패트 뉴컴은 피에르 샐린저의 프로젝트를 돕는 보조원을 지내다가 자신의 적성이 할리우드 영화계라고 생각해서 아서 제이콥스(Arthur Jacobs 1922~1973)의 공보회사에 취직을 했다. 제이콥스는 뉴컴을 당시 <The Bus Stop>을 촬영하던 마릴린 먼로의 공보비서로 일하도록 했다. 뉴컴은 아직 인턴이었는데, 먼로와 호흡이 맞지 않아서 혼란이 생기자 제이콥스는 뉴컴을 다시 자기 사무실로 불러 들였다.
당시에 먼로가 뉴컴을 싫어한 이유에 대해선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는데, 먼로가 좋아하는 남자를 뉴컴이 유혹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뉴컴이 동성애라서 먼로가 싫어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1960년 들어서 뉴컴은 다시 먼로의 공보비서로 일하기 시작해서 먼로가 죽을 때까지 그림자처럼 먼로를 수행했다. 뉴컴은 먼로와 공보대행사인 제이콥스의 회사와의 연락책이기도 했다. 하지만 두 여인의 관계가 반드시 순탄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한번은 뉴컴이 금발로 염색을 했더니 먼로가 화를 내서 뉴컴은 다시 갈색 머리로 돌아갔다고 전해진다.
패트 뉴컴은 먼로가 죽기 전날인 8월 3일 금요일 밤을 먼로의 집 게스트 룸에서 잤다. 그날 밤 먼로는 한숨도 못 잤는데, 뉴컴은 정오가 될 때까지 잠을 푹 자고 일어나서 먼로가 그것을 보고 화를 냈다고 하나, 반드시 그런 이유로 먼로가 화를 냈는지는 확실치 않다. 여하튼 그날 먼로는 뉴컴에 대해 굉장히 불편하게 생각해서 오후에 먼로의 집에 도착한 정신과 의사 랠프 그린슨은 뉴컴에게 집으로 가도록 했다. 오후 4시 30분경 먼로의 집을 나간 뉴컴이 그날 밤 몇 시에 어떻게 먼로의 집으로 왔는지는 미스테리로 남아 있다. 뉴컴은 8월 4일 심야부터 5일 오전까지 굉장히 히스테리칼 했으며, 5일 오전에 경찰과 기자들이 몰려 온 후에도 뉴컴은 먼로의 집에서 무엇인가를 열심히 찾았다고 한다.
8월 5일 아침에 먼로가 죽었음이 세상에 알려졌고, 부검을 거친 후 먼로의 시신을 복원한 후 8일에 장례식을 치렀다. 조 디마지오가 주관한 장례식에는 소수의 가까운 사람들만 참석했고 피터 로프드와 프랑크 시나트라는 들어가지 못했다. 랠프 그린슨과 그의 가족, 그리고 패트 뉴컴은 장례식에 참석했다. 먼로의 장례식이 끝난 후 먼로의 죽음을 취재하던 기자들은 관련자들이 LA를 떠나버려서 곤란을 겪었다. 랠프 그린슨은 병원과 대학을 휴업하고 뉴욕에 가서 지그문드 프로이드의 제자 동문들과 오랫동안 머물렀다. 유니스 머레이는 LA를 떠나서 오랫동안 유럽 여행을 했다. 머레이의 사위인 노먼 제프리스도 LA를 떠나서 잠적해 버렸다. 재산도 없고 변변한 직업도 없는 유니스 머레이가 무슨 돈으로 그렇게 오랫동안 해외여행을 할 수 있었는지는 상상에 맡긴다.
먼로의 장례식이 있고 그 다음날 피터 로프드 부부와 패트 뉴컴은 매사추세츠 히아니스포트에 있는 케네디가(家) 저택에 나타났다. ‘The Kennedy Compound'라고 불리는 대서양에 면해 있는 저택들은 케네디 형제들이 어릴 때 자린 조셉 케네디의 저택과 나중에 형제들이 사들인 저택으로 구성된 ’케네디 왕국‘이다. 피터 로포드 부부와 패트 뉴컴은 로버트 케네디 저택에 머물렀고, 거기서 로포드는 허스트 계열 신문 기자와 인터뷰를 했다. 로포드는 먼로의 죽음은 사고였다고 말했다. 기자는 미국의 가장 유명한 여배우와 가까웠던 그가 미국의 가장 유명한 가문의 저택에서 인터뷰를 하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졌다고 썼다.
먼로의 장례식이 있던 바로 전날인 8월 7일, 재클린은 두 아이를 데리고 유럽 순방을 떠났다. 8월 11일, 케네디 대통령은 피터 로포드 부부, 패트 뉴컴, 그리고 공보비서 피에르 샐린저와 함께 메인 주(州) 존스 섬에 도착해서 하루 밤을 보냈다. 8월 12일, 이들은 미국 해안경비대(US Coast Guard) 요트 마니토(USS Manitou)를 타고 대서양의 바다를 즐겼다.
그런 후에 패트 뉴컴은 베벌리 힐스 아파트를 비우고 제이콥스 공보회사도 그만 둔 후 오랫동안 해외여행을 했다. 자연히 그녀를 찾던 기자들은 그녀와 연락을 할 수 없었다. 오랜 해외여행에서 돌아 온 뉴컴은 미국 공보처(USIA)에 취직을 했다. 1964년에 로버트 케네디가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할 때 공보 일을 했고, 1968년에는 로버트 케네디의 대통령 선거를 도왔다. 로버트 케네디가 사망하자 그녀는 공보회사를 차렸고 할리우드에서 영화 제작에도 간여했다. 뉴컴은 먼로의 죽음에 대해 일체 언급을 하지 않았고 인터뷰를 피하고 살았다. 뉴컴이 먼로를 죽였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으나 뉴컴은 침묵하는 대가로 케네디가(家)로부터 많은 것을 얻어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한 평가다.
- 사진 (1) : 매사추세츠 히아니스포트에 있는 Kennedy Compound. 로버트의 부인 에셀 여사(1928~)가 현재 여기서 살고 있다.
- 사진 (2) ; 1962년 8월 12일. 메인 주 앞 대서양. 미국 해안경비대 소속 요트. 케네디 옆에 패트 뉴컴이 앉아 있다. 패프리셔 케네디 로포드(케네디의 누이동생)가 요트의 키를 잡고 서있고 그 옆에 피터 로포드가 앉아 있다. 모두들 행복한 표정이다. 먼로가 죽은 후 일주일이 지난 시점이다.
- 사진 (3) : 패트 뉴컴이 요트 키를 잡고 앉아 있다. 오른쪽에 피터 로포드, 그 뒤에 썬글라스 쓴 여자가 패트리셔 로포드. (케네디 대통령은 재클린을 외국에 보내고 휴가를 즐겼다. 케네디 형제는 자기들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은 없다고 생각하고 살았으나 결국 모두 총에 맞아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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