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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PD 섹스 스캔들

작성일 : 2024-02-24 14:27조회 : 246

LAPD 섹스 스캔들

LA는 2차 대전을 거치면서 많은 변화를 겪었다. 남부 캘리포니아에는 군수산업이 들어서서 동북부의 대기업이 진출했다, 그와 더불어 노조가 남부 캘리포니아에도 정착했다. 공장과 자동차로 인해 스모그라고 부르는 심각한 대기오염이 LA의 하늘을 가렸다. 전쟁 기간 중 LAPD는 안보 사범을 다루는데 주력했다. 전쟁이 끝나자 LAPD는 새로운 인원을 확충했는데, 대부분 전쟁에서 생사를 넘나 들었던 참전용사들이었다. LA 시장은 여전히 플레처 보우런이었고 LAPD 국장은 여전히 클레먼스 호랠이었다.

1947년 LA는 블랙 달리아(Black Dahlia) 살인사건으로 시작했다. 1월 15일 아이와 산책하던 젊은 어머니가 허리가 잘리고 무참하게 난도질을 당한 젊은 여인의 시체를 길 가에서 발견했다. 피살자 신원은 22살인 엘리자베스 쇼트로 밝혀졌으나 LAPD는 형사 수백 명을 투입하고도 범인을 검거하지 못했다. 모방 범죄가 발생하고 자기가 범인이라고 나서는 사람들이 나타났으나 결국 영구미제(永久未濟) 살인사건이 되고 말았다. 이 사건을 다룬 책과 영화가 여러 편 나왔다.

그해 6월 20일, 벅시 시걸(Benjamin "Bugsy" Siegel 1906~1947)이 베벌리 힐스의 고급 주택가에 애인인 버지니아 힐에게 얻어준 집에서 칼빈 소총에 맞아 사망했다. 버지니아는 파리로 여행을 떠나고 집에 없었다. LAPD는 범인을 잡을 만한 단서도 정보도 갖고 있지 못했다. 벅시 시걸은 뉴욕 출신의 유대인으로, 역시 유대인인 마이어 랜스키(Meyer Lanski 1902~1983)와 더불어 뉴욕 마피아를 장악한 럭키 루치아노(Lucky Luciano 1897~1962) 아래에 있었다. 랜스키는 마이애미에 근거를 두고 쿠바 아바나에서 카지노 사업을 크게 벌였고, 벅시 시걸은 LA로 와서 사업을 벌였다. 뉴욕 출신으로 LA에서 자란 유대인 미키 코헨(Mickey Cohen 1913~1976)이 벅시의 지휘를 받았다.

키가 크고 미남이면서 패션 감각이 좋아서 여자들한테 인기가 좋았던 벅시 시걸은 냉혹하고 무서운 킬러였다. 키가 작고 권투 선수 출신인 미키 코헨은 금주법 시절에 시카고에서 알 카폰(Al Capone 1899~1947) 아래서 일하면서 살인과 탈세 수법을 배웠다. 벅시와 미키가 LA에 자리를 잡자 잭 드래그나(Jack Dragna 1891~1956) 등 이탈리아계 LA 마피아는 밀려 났다.

벅시는 LA 사업은 미키 코헨에게 맡기고 자신은 라스베이거스에서 플라밍고 카지노 호텔 건설에 힘을 쏟았다. 하지만 비용이 초과하고 공사가 지연되자 마피아 최고회의(The Commission)가 책임을 묻기로 결정하고 벅시를 제거한 것으로 1960년대 들어서 밝혀졌다. 벅시가 사망하자 미키 코헨과 잭 드래그나 사이에서 마피아 전쟁이 벌어져서 LA는 소란스러웠다. 미키 코헨은 드래그나 측의 암살 시도를 피해갔으나 윌리엄 파커가 경찰국장이 된 후 LAPD와 FBI의 합동작전에 따라 결국 탈세 혐의로 감옥에 갇히고 만다.

LAPD를 뿌리째 흔든 사건은 블랙 달리아 살인도 아니고 벅시 시걸 피살도 아니었다. 그것은 한 노상강도 사건에 비롯된 희대의 섹스 스캔들이었다. 1947년 2월 21일 저녁, LA 시내 아파트 건물 앞에 주차해 있던 차에는 두 남녀가 타고 있었다. 그 때 강도가 권총을 들이대고 돈을 요구했다. 차 창문을 내리고 있던 남자는 지갑을 꺼내는 척 하다가 권총으로 강도를 사살했다. 차에 타고 있던 남자는 LAPD의 엘머 잭슨 경사였다. 강도를 사살한 행위는 정당방위이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었다. 잭슨 경사는 같이 타고 있던 우아한 여인이 경찰 속기사라고 들러댔다. 이 사건을 주의 깊게 살펴 본 정직한 경찰들이 있었다. LAPD의 바이스 팀(Vice Team : 매춘 등 풍속사범을 담당하는 부서) 소속인 이들은 자신들의 상관인 잭슨 경사와 같이 있었던 여인을 의심했다.

이들은 그 여인이 매춘조직을 운영하고 있던 브렌다 앨런(Brenda Allen)임을 알아냈다. 이들은 브렌다의 전화를 도청하기 시작했다. 물론 이들은 법원의 영장이 없이 무단으로 도청을 했는데, 브렌다 앨런과 잭슨 경사가 깊은 관계일 뿐더러 사실상 사업 파트너임을 알아냈다. 이들은 브렌다가 젊은 여자 114명을 거느리고 전화를 통해 콜걸 서비스를 하고 있음도 알아냈다. 그 전까지 매춘은 방이 여럿 있는 큰 집을 빌려서 장사를 해서 발각되곤 했는데, 자기도 그런 조직에서 몸을 팔았던 브렌다는 몰락한 매춘 조직을 인수해서 새로운 사업모델을 개발했다. 즉, 전화로 고객을 관리해서 여자를 보내는 에스코트 콜걸 서비스를 고안한 것이다. 이런 선구적인 사업 덕분에 브렌다는 할리우드 등 LA에서 고급 고객을 확보했다. 브렌다는 자기를 위해 일하는 여자들에게 정당한 보수를 주어서 이들이 경찰에 밀고하는 일이 없도록 했다. 그러면서 브렌다는 자기 애인이기도 한 잭슨 경사를 통해 경찰 지휘부 등 곳곳에 뇌물을 뿌렸다. 뿐만 아니라 브렌다는 LA 지하세계를 장악한 벅시 시걸과 미키 코헨의 보호를 받았다. 이렇게 해서 브렌다는 당시 하루에 4,500 달러(현 가치로는 90,000 달러) 매출을 올렸다.

1948년 5월, 정의감에 충만한 몇몇 경찰관들은 영장을 발부받아서 브렌다의 거점을 급습해서 고객 인텍스 200여 장을 압수했다. 이 증거가 대배심에 제출되자 이를 훑어본 판사가 놀래서 이 증거는 절대로 공개돼서는 안 된다는 명령을 내렸다. LA 타임스는 물론이고 온갖 신문이 이 흥미로운 사건을 열심히 보도했고 누가 명단에 있더라는 루머가 돌아다녔다. 브렌다를 매춘 주선 혐의로 기소하고 싶어도 과거의 경우와 달리 증언을 하겠다는 여자가 한명도 나오지 않았다. 브렌다의 여자들은 보수도 적절하게 받았고 함부로 입을 열다간 미키 코헨의 부하한테 어떤 꼴을 당할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브렌다에 불리한 증언을 할 증인을 구하지 못한 경찰관들은 미모의 동료 여자 경찰관 오드리 데이비스로 하여금 브렌다를 만나도록 했다. 법정에서 오드리 데이비스 경찰관은 브렌다가 자기에게 매춘업을 하라고 유인했다고 증언했고 이로 인해 브렌다는 징역 8개월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그 후 오드리 데이비스는 브렌다가 그렇게 말한 것은 아니고 자기가 매춘을 하겠다고 먼저 브렌다에게 말했다면서 자기가 위증을 했다고 고백했다. 이에 근거해서 브렌다는 항소를 했고 이에 따라 석방됐다가 나중에 다시 수감되어 잔여 형기를 채우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다.

젊은 여자가 연거푸 살해되어도, 또 벅시 시걸이 칼빈 소총을 맞고 사망해도 무기력해서 체면이 말이 아닌 LAPD는 이제 섹스 스캔들과 뇌물 스캔들에 시달리게 됐다. 화가 잔뜩 난 플레처 보우런 LA 시장은 클레멘스 호랠 경찰국장에게 은퇴하지 않으면 더 크게 다친다고 협박을 했고, 결국 호랠 국장과 부국장 그리고 연루자들은 퇴직을 했다. 1949년 6월, LAPD 지휘부는 이렇게 초토화되고 말았다.

- 사진 (1) : 법정에 출두하는 브렌다 앨런. 그녀는 이름이 여러 개라서 어떤 것이 진짜 이름인지를 알지 못했다.
- 사진 (2) : 벅시 시걸.
- 사진 (3) : 미키 코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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