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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11월 글로브 기사

작성일 : 2024-03-02 11:38조회 : 229

1982년 11월 글로브 기사

1975년 10월 22일, LAPD는 먼로 사건을 재수사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조사를 종결했다. 하지만 LAPD는 피터 로포드만 불러서 형식적인 인터뷰를 했고 랠프 그린슨 등 당시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은 소환하지 않았다. 랠프 그린슨은 1979년 11월 24일 68세로 사망했다. 먼로가 죽은 후 유럽에 장기간 체류한 후 LA로 돌아온 그린슨은 병원 진료를 그만두고 대학 강의와 집필에 집중했다. 그는 우울증과 혈관질병에 시달리면서 시름시름 병들어 사망했다.

피터 로포드의 삶도 먼로가 죽은 후 크게 변했다. 먼로의 장례식이 있은 후 로포드는 언론을 피해서 히아니스포트에 있는 케네디의 본가에서 지내다가 LA로 돌아왔다. 하지만 먼로가 사망한 후 그는 우울해져서 술로 세월을 보냈다. 그는 1966년 2월, 케네디의 누이동생인 부인 패트리셔와 이혼하고 그 후 케네디 가족과는 인연이 끊어졌다. 산타모니카 바닷가에 있는 큰 저택을 팔고 할리우드의 뒷길에 있는 작은 아파트로 이사했으며, 이런저런 영화에 간단한 역할로 출연했다. 우울증과 알콜중독에 시달려서 건강이 나빠진 그는 1984년 12월 24일 사망했다. 그는 먼로의 죽음에 대해선 말을 하지 않았으나 마지막 부인인 패트리셔 시튼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남겼다.

1982년은 먼로가 사망한지 20년이 되는 해였다. 여러 언론에서 먼로 20주기를 다루면서 죽음과 관련된 의혹을 언급했는데, 그 때 라이로넬 그랜디슨(Lionel Grandison)이란 40대 흑인이 자기가 먼로가 죽었을 당시에 검시관실에서 일을 했었다면서 먼로의 검시보고서가 조작됐다고 주장해서 주목을 받았다. 먼로가 죽었을 때 22살이던 그랜디슨은 검시관실에서 보조원이었다. 그는 먼로의 시신은 등과 허벅지에 멍든 곳이 있었는데, 부검 결과에는 이런 것이 빠져 있는 등 여러 차례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검시관실에 먼로의 소지품이 같이 왔는데, 그 중에 일기장(Red Diary)가 있었으나 다음날 없어졌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이 제기되자 LA 카운티 위원회는 또 다시 먼로의 죽음에 대해서 조사가 필요하다면서 대배심의 수사를 요구했다. 그 해 8월 11일 그러자 LA 검사장 존 반 데 캠프(John Van de Kamp 1936~2017)는 검찰청이 먼로의 죽음을 재조사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는 1962년에는 검찰청이 먼로의 죽음을 조사하지 않았으며 근래에 먼로의 죽음을 둘러싼 여러 가지 주장이 나와서 검찰청에서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해 12월 28일 반 데 캠프 검사장은 검찰청이 자체적으로 조사를 했으나 먼로가 살해당했다고 볼 수 있는 믿을 만한 증거가 없다면서 사건을 종결시켰다.

검시보고서가 조작됐으며 자기가 먼로의 일기장을 보았다고 주장한 라이오넬 그랜디슨은 먼로가 죽은 후 6개월 후에 불미스러운 일로 검시관실에서 해고됐음이 뒤늦게 알려져서 그의 주장은 빛을 잃어버렸다. 또한 카스트로를 암살하려는 CIA의 음모를 먼로가 알았기 때문에 CIA가 죽였다는 주장마저 나와서 먼로의 죽음에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신뢰성이 떨어진 것도 영향을 주었다. 무엇보다 반 데 캠프 검사장이 민주당원이며 그 해에 캘리포니아 법무장관 선거에 출마해서 당선됐기 때문에 케네디 가문을 곤혹스럽게 할 재조사를 할 가능성이 처음부터 없었다.

LA 검찰청이 수사를 하지 않기로 결정할 즈음에 충격적인 기사가 나왔다. 타블로이드 주간지 ‘글로브’(Globe) 1982년 11월 23일자에 ‘나는 마릴린 살해를 보았다’('I Saw Marilyn Murdered')라는 표지 제목 기사가 나온 것이다. 제임스 홀(James Hall)이란 사람이 먼로가 죽던 날 밤 자기가 운전하는 앰뷸런스가 먼로의 집에 갔었고 자기는 먼로가 죽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인터뷰를 한 것이다. 그의 주장은 이러했다.

1962년 8월 4일 늦은 저녁에 쉐퍼 앰뷸런스 회사(Schaefer Ambulance Service) 구급요원이며 운전기사인 제임스 홀은 동료 머레이 리보위츠(Murray Liebowitz)와 함께 그들의 앰뷸런스를 운전해서 UCLA 메디컬센터로 돌아가던 중 먼로의 주소인 12305 Fifth Helena Drive로 가라는 연락을 받았다. 그 연락을 받았을 때 그들은 먼로의 집 바로 근처에 있어서 2분 내에 도착한다고 회신하고 곧 도착했다.

앰뷸런스가 도착하자 신경이 곤두선 젊은 여자가 제임스 홀과 머레이 리보위츠를 별채의 게스트 룸으로 데리고 갔는데, 거기서 두 사람은 아무 것도 입지 않은 마릴린 먼로가 침대 위에 누워 있는 것을 보았다. 먼로는 호흡과 심장이 약하고 맥박은 약하지만 빨리 뛰고 있었다. CPR은 딱딱한 바닥 위에서 해야 하기 때문에 두 사람은 먼로를 바닥에 내려놓고 공기 튜브를 먼로의 입에 넣은 후 인공호흡을 시작했다. 젊은 여자는 “그녀가 죽었어, 그녀가 죽었어” 하고 큰 소리를 쳐서 두 사람이 인공호흡을 하는데 방해가 됐다. 얼마 후 먼로는 호흡을 하기 시작했고 제임스 홀은 먼로의 생체 사인이 다시 돌아와서 안전하게 병원으로 데리고 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홀은 리보위츠에게 먼로를 옮길 들것을 차에서 가져오라고 했다.

그 때 의사 가방을 든 남자가 방으로 들어오더니 자기가 먼로의 의사라면서 호흡기를 떼라고 했다. 제임스 홀은 이 지시에 놀랐으나 앰뷸런스 직원은 의사에 지시에 복종해야 하기 때문에 호흡기를 떼고 입을 대서 인공호흡을 시켰다. 홀은 먼로의 입에선 클로랄 하이드레이트를 복용하면 나는 독특한 냄새가 나지 않았으며 먼로는 구토를 한 흔적도 없었다고 느꼈다.

먼로의 생체 사인이 약해지자 그 의사는 가방을 열고 심장을 찌르는 긴 바늘이 있는 주사기를 꺼냈다. 그는 아드레날린 주사약병에서 주사기로 액체를 빨아 넣은 후 먼로의 심장에 주사를 놓으려 했다. 홀은 그 의사가 주사 바늘을 넣은 각도가 서툴러서 주사바늘은 갈비뼈를 건드렸다고 느꼈다. 그럼에도 그 의사는 주사기를 계속 밀어 넣었다. 홀은 그 순간 먼로가 죽었다고 생각했다. 그 의사는 청진기를 먼로의 심장에 대고 듣더니 홀에게 “당신들은 이제 가도 된다. 나는 그녀가 죽었다고 판단하겠다”고 했다.

제임스 홀이 현장에서 간단하게 보고서를 작성했다. 그 때 점프 수트(간이복)을 입은 남자가 신경이 날카로워져서 울고 있는 젊은 여자를 달랬다. 한 경찰관이 점프 수트를 입은 사람과 잠시 이야기를 하더니 본채 건물로 들어가 있다가 나와서 홀이 갖고 있는 앰뷸란스 콜 슬립에 사인을 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앰뷸런스 회사 본부로 돌아왔다. 제임스 홀은 나중에 먼로의 심장에 주사를 놓은 의사는 랠프 그린슨이고, 신경질적인 젊은 여자는 패트 뉴컴이며, 점프 수트를 입은 남자는 피터 로포드이고 경찰관은 마빈 이아논 경사라고 확인할 수 있었다. 먼로가 죽은 후 20년이 지나서 나온 제임스 홀의 증언은 가히 메가톤 급 폭탄이었다.
- 사진 (1) (2) (3) : Globe 표지와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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