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KBS 라디오 아프간 파병 문제 인터뷰(2009 11 2)

작성일 : 2009-11-04 11:23조회 : 1,709

(* 다음은 11월 2일 KBS 라디오 프로에서 아프간 파병문제에 대해서 한 인터뷰입니다. 파병찬성 쪽 입장은 국방연구소의 어느 전문가나 나왔는데, 내가 듣기에 한미 관계의 중요성만 잔뜩 이야기 했지 도무지 아프간 사태에 대한 지식이 없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처음에 방송국에서 출연 요청을 했을 때 나는 국제정치를 전공한 사람도 아니니까 다른 데 알아보라고 했지만 다른 데가 없다고 해서 할 수 없이 응했습니다. 나는 아프간이나 파키스탄에 가 본적도 물론 없습니다. 다만 BBC 월드뉴스 등 외국 보도, 그리고 책을 통해서 알고 있는 정도입니다. 이 사이트의 Book World에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이슬람에 관한 책이 제법 많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상돈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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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1라디오 ‘이규원의 라디오 정보센터’
2009년 11월 2일 방송

1. 정부가 아프가니스탄 파병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는데요. 먼저 어떻게 보셨습니까?

- 성급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이 과연 병력을 증파하는지, 한다면 얼마나 하는지, 아니면 특수부대만 남기고 철군하는지를 기다려 보아야 할 것입니다. 또한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가 어떻게 되는지도 보아야 합니다. 결선투표 불참을 선언한 압둘라 압둘라는 타지크 족입니다. 파슈툰 족인 카르자이 대통령과는 다르지요. 카르자이 정권이 북부 부족의 도움이 없이 유지가 되는지, 정부로서 제대로 기능할 것인지도 미지수이지요.

2. 현재 아프가니스탄의 정세와 그 지역의 위험 정도는 어떻게 보십니까?

-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중간에는 이란이란 큰 나라가 있습니다. 이라크 중앙정부는 시아파로 이란의 대리인이라고 보아야지요. 아프가니스탄의 서부도 이란의 영향권에 들어갔다고 봅니다. 이라크가 시아파의 수중에 들어가자, 이제는 이슬람 과격세력들이 아프간으로 다시 모인 것이 아닌가 합니다. 미군은 지난 몇 년 동안 자기들 병력 피해를 줄이기 위해 무리한 공습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아프간 민간인 피해가 많이 났고, 자연히 아프간 일반 국민들이 외국군대에 대한 반감을 갖게 됐지요.

3. 이번 기회로 아프가니스탄 지방재건팀(PRT) 요원을 확대하고,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보호 병력을 파병하는 것은 대체로 아프가니스탄의 재건과 평화를 위한 사업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경제력과 국제적 위상에 걸 맞는 조치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 군대를 보내 놓은 나라에서도 철군해야 한다는 국내 정치 압력이 커지고 있습니다. 소수 병력을 보낸 나라들은 면피용으로 보낸 것입니다. 전투는 미군과 영국군, 캐나다 군이 할 뿐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제력이나 국제적 위상 같은 체면을 먼저 고려할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4. 또 이번에 파견될 경비병력은 군과 경찰 병력으로 구성되며, 민간재건팀 보호를 위한 자체방어와 자위권 행사 이외에는 별도의 전투행위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이번의 경우, 일반적인 전투 인력 파병과는 궤를 달리하는 것 아닐까요?

-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사한 미군과 영국군의 거의 절반이 전투도 못해보고 자폭 테러와 IED(폭발물) 공격으로 사망했습니다. 탈레반이 볼 때에는 전투부대와 경비병력이 차이가 없습니다. 그쪽에서 볼 때에는 다를 것이 없어요. 전투다운 전투를 한 부대는 미군과 영국군 정도고 나머지 군대는 경비를 했다고 보아야지요.

5. 앞으로 파병에 관한 논의가 진행될 때, 어떤 방향을 띄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또 한미 관계를 고려해서 파병해야 한다는 데 대해선 어떻게 보십니까?

- 우선 이라크 전쟁과 아프간 전쟁의 양상을 잘 알아야 합니다. 미국은 지금 중동과 중앙아시아에 대해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곤란한 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미국이 어려운 지경에 있으니까 무조건 도와야 한다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곤란하다고 봅니다. 한미관계도 물론 중요합니다. 그러나 베트남 전쟁 때 미국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영국은 참전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c)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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