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불교방송 아침저널 대담 <세종시 문제> (2009. 11. 9)

작성일 : 2009-11-10 09:17조회 : 1,976

불교방송 라디오 <김재원의 아침저널> 2009년 11월 9일 월요일 방송)

김재원 : 정운찬 총리 등장으로 세종시의 해결방향이 논란의 핵이 되었는데, 정운찬 총리의 발표는 세종시 문제를 태풍의 핵으로 논란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정운찬 총리의 대국민 발표는 어떻게 보십니까?

이상돈 : 이 정권은 세종시 건설을 애당초 탐탁치 않게 생각한 것 같습니다. 4대강 사업 등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다른 이슈가 필요했겠지요. 또한 행정수도법은 박근혜 전 대표가 한나라당 대표로 있을 때 타결지은 것으로서 박 전 대표를 곤란하게 만들기 위한 의도도 있지 않은가 합니다.

김재원 : 정부가 총리의 현상 진단과 함께 수정작업에 들어가는 것 같은데요. 수정작업을 하는 근거로 세종시의 현재의 내용대로 하면 자족기능을 채울 수 있는 면적이 한 6, 7% 밖에 되지 않는다 라는 것을 이유로 들고 있거든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상돈 : 세종시 문제를 이야기 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이미 사업이 상당히 진행되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합니다. 마치 원점에 있는 것처럼 행정수도 건설의 당위성을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행정수도로 계획했기 때문에 자족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따라서 계획을 수정할 논거는 되지 못합니다. 행정부의 절반 정도를 세종시로 옮기면 정부가 일을 할 수 없지 않겠느냐 하는 주장이 유일한 반대논리라고 할 것입니다. 그런 측면도 분명히 있습니다. 이에 대한 토론을 많이 하지 않았습니까 ? 지금은 분권형 대통령제니 뭐니 하는 말이 많이 있지 않습니까. 이 문제는 대통령이 직접 관장해야 할 안보외교, 경제 등은 서울에 두고 기타 사회부서를 세종시에 보내면 대처할 수 있다고 봅니다. 지난번에 국회의장과 여당 일각에서 분권형 대통령제로 개헌하자고 하지 않았습니까 ? 세종시를 원안대로 하면 우리나라 정치의 고질적 현상인 제왕적 대통령의 폐단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김재원 : 대통령제 국가에선 아무해도 대통령이 국정을 통할하는데, 아무래도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 ?

이상돈 : 우리나라에서 문제는 청와대가 모든 국정을 장악하고 관리하는데 있지 않습니까 ? 국토 환경 보건 같은 부서는 세종시로 보낸다고 해서 큰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지요. 이에 대해선 성공한 대통령을 평가되는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말을 들고 싶군요. 정부를 어떻게 운영할 것이냐는 물음에, 레이건은 좋은 사람을 장관으로 임명하고 그들에게 권한을 위임해서 책임지고 일을 하도록 하면 된다고 했습니다.

김재원 : 자유시장경제체제 하에서 정부가 기업을 강제로 세종시로 보낼 수는 없는 것이니까, 어떤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합니다. 지금 재정적자가 심각한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이상돈 : 기업들에게 세금 혜택을 주면, 결국 그 부족분은 국민들이 세금으로 추가로 내는 것입니다. 또한 세계무역기구 협정, 즉 WTO 협정이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금지하는 것도 알아야 합니다. 4대강이니 뭐니 해서 국가재정도 심각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재원 : 세종시 법안도 하나의 법안이고 법안은 언제나 국회에서 논의하고 수정될 수 있다고 합니다. 여론을 수렴해서 보다 좋은 안이 나올 가능성도 생각을 안 할 순 없을 것 같은데요. 논의 자체가 수정을 전제로 한다는 것인데 원안추진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렵지 않을까요?

이상돈 : 이미 타결을 지은 것을 고치려면 압도적 지지가 있지 않으면 안되는 것 아닙니까 ? 세종시 문제는 2002년 대선부터 여러 해 동안 많은 논의를 한 것입니다. 현재의 여론은 세종시에 대해선 원안대로 가자는 여론이 압도적입니다. 수도권 사람들은 수도권 집중에 대해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습니다만, 인구의 과반수가 사는 수도권 외 지역 사람들은 수도권 집중이 문제라고 봅니다. 수정은 정치적으로 이미 불가능합니다.

김재원 : 대통령은 세 가지 조건으로 국가경쟁력, 통일후의 국가미래, 해당지역 발전 문제를 내세웠는데 너무 비효율적이 아니냐라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이상돈 : 즉흥적인 이야기입니다. 4대강 사업은 국가경쟁력에 도움이 됩니까 ? 정부신뢰 상실과 그로 인한 냉소주의와 국론분열과 더 큰 문제입니다.

김재원 : YS 를 비롯해 사회원로들이 모여서 더 좋은 세종시 건설을 위한 국민회의를 만든다, 그래서 행정부 이전안에 대해서 백지화를 주장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이상돈 : 사회원로라면 한반도 대운하와 4대강 사업, 집권세력의 도덕성 문제 등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지요. 그런 문제에 침묵한 사회원로들이 얼마나 신뢰성이 있는지, 그것부터 생각해 보아야지요.

김재원 : 국민투표 얘기가 몇 차례 나왔는데요. 국민의 의견을 묻는 것도 하나의 해결방안이 될 수 있다고 보십니까? ,

이상돈 : 우리 헌법은 대통령이 국가안위에 관한 사항을 국민투표에 회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헌법 72조이지요. 따라서 세종시 문제를 국민투표에 회부하는 것은 헌법에 의한 것이 아닌 임의적 국민투표라고 보아야지요. 국민투표를 하면 굉장한 토론과 분열이 생기는데, 그렇다면 국민투표를 붙이는 측에서도 무엇인가 책임을 지는 자세를 보여야 합니다. 1969년에 프랑스의 드골 대통령이 교육개혁 문제를 국민투표에 회부하면서 부결되면 대통령에서 물러나겠다고 했고, 실제로 부결되자 사임했습니다.

김재원 : 실제로 국민투포를 하면 어떻게 해야 할 까요 ?

이상돈 : 국민투표를 한다면 세종시 문제 뿐 아니라 논란이 계속있는 미디어법, 그리고 4대강 사업을 함께 해야 하겠지요. 미디어법, 4대강 사업, 세종시 백지화를 엮어서 대통령의 신임을 묻는 중간평가 국민투표를 한다면 야당이 쌍수를 들어 환영할 것입니다.

김재원 : 수정이냐 원안추진이냐, 세종시 해법으로 한나라당은 내홍을 겪고 있습니다. 계파 분열도 예상되고 있고 박근혜 전 대표와 정운찬 총리의 차기 대선주자들의 파워게임이라고도 하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이상돈 : 정운찬 총리가 대선주자감이라는 건 환상이지요. 그런 사람이 어떻게 서울대 총장을 했느냐 그런 분위기 아닌가요 ? 박근혜 전 대표를 흠집내기 위한 기능 정도가 있겠지요.

김재원: 박근혜 전 대표는 중요한 것을 신뢰의 문제라고 강력한 원안 추진 입장에 박근혜 책임론까지 공격을 받고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이상돈 : 당시로선 한나라당이 기로에 서 있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1997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수도이전을 내걸자 한나라당에선 수도권 집값이 폭락한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래서 한나라당이 진 것입니다. 그 후 탄핵 역풍 속에서 한나라당을 일으켜 세운 사람이 박 전 대표 아닙니까 ? 치열한 권투시합에서 최선을 다하고 링에서 내려온 사람에게, 링 위에 올라간 적도 없는 사람이 당신은 ‘왜 그 정도 밖에 못했냐’고 시비를 거는 격입니다.

김재원 : 현재의 정국은 세종시를 비롯해 미디어법, 4대강, 예산안문제 등 시끄럽습니다. 앞으로의 향후 꼬인 정국의 해법전망을 어떻게 보십니까?

이상돈 : 해법이 없다고 보아야지요. 정권의 일방적 독주와 야당의 반대가 계속 되겠지요. 결국 정국에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의 결심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c) 불교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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