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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들이 곡기를 끊은 이유는 ? (평화신문)

작성일 : 2010-02-11 01:34조회 : 1,822

평화신문 2010년 2월 14일자 기사입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이상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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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신문 2010년 2월 14일자 기사===

"수사(修士)들이 곡기 끊은 이유는?"

: 프란치스코회, 릴레이 단식으로 4대강 사업 고통 동참,

남한강과 북한강이 합류하는 두물머리(경기도 양평군 양수리)에서 프란치스코회 수사들이 한달 이상 릴레이 단식을 하고 있다. 지난 1월 11일 양수리 꼰벤뚜알 프란치스코회 원장 수사 윤종일 신부가 단식을 시작, 31일까지 3주간 단식을 한 후 수도원 막내인 이창우 신부가 받아서 단식 중이다.
　
단식한다고 해서 하던 일을 중단하고 온종일 단식 자리를 지키는 것은 아니다. 수도원 수사로서 또 사제로서 해야 할 일들은 하면서 단식한다. 다만 매일 오후 2시부터 8시까지 6시간은 두물머리에 와서 자리를 지키며 단식한다.

　두물머리 강물이 빤히 바라다보이는 곳에 설치된 임시 콘테이너가 단식 장소다. 콘테이너 안에는 아시시 성 프란치스코의 '피조물의 노래'가 벽 전면을 채우고 있다. '생명의 강을 지켜 주세요'라는 문구도 보인다.

　릴레이 단식을 하는 수사들은 이 콘테이너 안에 앉아서 기도와 묵상을 하고, 가끔씩은 강가로 나가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명상에 잠기기도 한다.

　양수리 프란치스코회 수사들이 단식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그러나 깊다. 4대 강 사업으로 고통받을 피조물들의 아픔에 동참하기 위해서다.

　생태계의 수호성인인 프란치스코를 사부로 모시는 양수리 프란치스칸들에게는 4대 강 사업이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4대 강 사업은 진실성이 의심스럽고, 실효성에 의문이 가며, 사업의 조급성이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지속성에 회의적이라는 게 수사들 판단이다.

　이 릴레이 단식이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수사들은 단식의 취지가 알려져 많은 이들이 생명의 강이 계속 흐르도록 하는 일에 함께 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입춘이 지난 강바람이 봄기운을 몰고 온다. 그 가운데서 수사들은 사부의 노랫소리를 듣는다.
　"…쓰임 많고 겸손하고 값지고도 조촐한 누나 물에게서 내 주여, 찬미를 받으시옵소서… 내 주여, 누나요 우리 어미인 땅의 찬미 받으소서…. 당신 사랑 까닭에 남을 용서해 주며 약함과 괴로움을 견디어 내는 그들에게서 내 주여, 찬양 받으사이다.…"('피조물의 노래' 중에서.)
이창훈 기자 changhl@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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