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레닌과 박근혜 사이의 몇가지 공통점(오동선)

작성일 : 2010-02-27 09:39조회 : 2,025

'V.L과 박근혜 사이 몇가지 공통점에 관한 단상'

글쓴이 : 오동선 (평화방송 PD) 10-02-26

레닌(V.L)은 세계 최초로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완성시킨 인물이다. 박근혜 전 대표는 한국 정치사 최초의 여성 대통령 꿈을 꾸고 있는 인물이다. 박근혜 전 대표 지지자층에선 왜 하필이면 레닌과 박 전 대표를 비교하는가 라며 불쾌해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념을 비교하려는 것이 아니다. 한쪽은 혁명가로서 대권 꿈을 이미 달성한, 또 다른 쪽은 대권을 향해 나가고 있는, 두 사람 사이의 공통점을 말하려는 것이다.

물론 레닌과 박근혜 전 대표 사이에는 차이점이 훨씬 많다. 그러나 그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고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기에 우리가 따로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또한 오해를 없애기 위해 박 전 대표가 대권을 잡을 지 여부는 전적으로 국민의 선택에 달려있으며 다만 두 사람 사이에 흥미로운 공통점이 발견됐을 뿐이란 점도 분명히 전제로 한다.

정치인으로서의 박근혜 전 대표와 혁명가 레닌 사이에는 그들이 목표를 향해 나가는 과정상 크게 3가지 공통점이 발견된다. 두 가지는 매우 분명히 드러나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앞으로 상황 전개에 따라 드러날 가능성이 높은 공통점이다 .

두 사람 사이의 첫 번째로 발견되는 공통점은 그들이 모두 소수파라는 점이다 .흔히 볼셰비키를 다수파로 그리고 그 볼셰비키를 이끈 레닌을 다수파 지도자로 알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잘못 알려진 것이다. 레닌은 그가 1917년 11월 혁명을 성공시킬때까지 사실상 그의 혁명인생 대부분을 소수파로 살았다. 레닌은 다수파 시절도 있었지만 얼마 못가서 소수파로 전락했다. 마치 이명박 대통령 등장 이후 박 전 대표가, 한 때 주류 그룹에서 밀려나 당내 소수파로 전락해 있는 것처럼.

사실 레닌이 다수파로 있던 기간은 러시아 혁명운동사에서 그리 긴 기간이 아니다 .다만 그는 탁월한 전략과 전술 그리고 민심을 제대로 읽어내 최후의 승자가 됐을 뿐이다. 이명박 대통령 역시 당내 소수파였다. 그러나 그는 시대 운이 맞아 대통령 자리에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 한나라당에서 소수파인 박 전 대표 역시 대통령 자리에 까지 오를 수 있을까? 그러나 분명한 것은 박 전 대표가 국정참여에선 물론 국회의원 공천에서도 소수파의 설움을 톡톡히 겪고 있다는 것이다 . 최근 열린 세종시 의총에선 박 전 대표가 소수파 리더라는 것이 확연히 드러났다. 소수파!, 이것이 이 두 사람 사이에 첫 번째 공통점이다.

레닌과 박근혜 전 대표의 두 사람 사이의 두 번째 공통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그들이 모두 자기 소신이 강하고 비타협적 인물들이라는 것이다 . 레닌은 거기에 과격성이 하나 더 붙는다. 레닌은 과격한 투쟁방식으로 인해 멘셰비키등 다른 사회주의 그룹과 자주 충돌을 빚었다. 그때마다 그는 일종의 왕따였다. 박근혜 전 대표 역시 세종시 원안에서 한걸음도 물러서지 않는 비타협적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이로인해 당내 다수파인 친이계로부터 인신공격성 가까운 비판을 받고 있다. 박 전 대표가 세종시 원안을 고수하면 할수록 그의 이미지는 원칙에 집착하고 고집스러운 이미지로 굳어질 수도 있다 .

최근 다시 제기된 개헌 문제에서도 '권력구조' 개편과 '선거구제' 개편이라는 민감한 정치이슈로 양측이 격돌할 가능성이 예고되고 있다. 그가 이런 문제들에 있어서 과연 자신의 소신과 색깔을 앞으로 얼마나 또 드러낼지 궁금하다. 어째든 레닌이 그랬던 것처럼 박근혜 전 대표 역시 소신과 비타협적 자세를 뚜렷이 하고 있다는 점에서 둘 사이엔 공통점이 있다.

레닌과 박근혜 전 대표 두 사람 사이의 세 번째 공통점은 가정을 전제로 하고 있다. 엄밀히 말해서 앞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다 . 레닌이 사실상 러시아 혁명운동사에서 실질적이고 독자적인 정치적 기반을 확보하고 혁명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최대 정적이었던 멘셰비키의 마르토프와 1912년 프라하에서 당대회에서 완전히 결별하면서부터다.

과연 박 전 대표가 ,다수파인 친이계와 정치적으로 완전히 결별을 택할지 아니면 당내에 계속 머무르며 지방선거 이후 당내 주도권 흐름의 변화를 기다릴지 분명치 않다. 아마 본인도 쉽게 판단을 못 내리고 있을지 모른다.
레닌은 마르토프와의 결별을 선택하기까지 수 없이 많은 밤을 고민속에 보냈다 .그러나 결국은 결별을 택했다. 그가 결별을 감행한 배경에는 수 많은 노동자와 농민들이 신음하는 제정러시아 상황을 타개하는데 대한 인식과 전략이 멘셰비키파와 확연히 달랐기 때문이다 .
(c) 오동선

지금 한나라당 친이-친박은 세종시 문제를 계기로 국가 균형 발전방안에서 심각한 이견을 보이고 있다 . 또한 크고 작은 이슈에서도 이견을 드러내고 있다 .앞으로 개헌을 계기로 권력구조, 선거구제 개편면에서도 또 다시 친이-친박 양측간 전운이 감돌고 있다.

박 전 대표나 친박측은 어쩌면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판단을 할 수도 있겠으나 그러나 전망은 그리 녹록지 않아 보인다 . 과거와 달리 야권에 뚜렷한 대권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MB 국정지지율 역시도 박 전 대표 지지율 못지 않게 비교적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 또한 친이계와 친박계 사이 감정의 골이 너무 깊다. 무엇보다도 MB는 과거 전두환이나 노태우와 달리 민주적 대선 절차를 통해서 상대 후보를 530만표라고 하는 압도적 표차로 이기고 당선됐다. 그만큼 상당한 지지세력이 있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여권 내분을 지켜보는 국민들의 인내도 지금 한계에 도달해 가고 있다는 것이 박 전 대표에게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임기가 3년이나 남아 있는 이명박 대통령과 과연 세종시 문제로 언제까지 싸울 수 있을 것인가 ? 당내에서의 빈번한 반대는 해당행위로 비쳐질 수도 있다.

한나라당 밖이 박 전 대표에게 시베리아 벌판이 될지 아니면 넓고 푸른 신천지가 될지 아니면 당내에 남아 친이 다수파를 제압하고 극적으로 대권후보 자리를 취할지 또 그 과정에서 야권에는 어떤 변화가 생기고 국민들은 그런 변화들에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하다.
(PD 단상)

이전글4대강 '토론'을 하자고 ?

리스트로

이상돈닷컴

이상돈

LEESANGDON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