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하수처리장 침수는 인재(人災)다
2011-08-04 22:11 1,794 이상돈

하수처리장 침수는 ‘인재(人災)’다

이상돈 (2011년 8월 4일)

오늘(8월 4일) 조선일보가 1면에서 ‘광주하수처리장 침수’를 크게 다루었고, 그런 탓인지 저녁 뉴스도 이 문제를 많이 다루었다. 조선일보 기사는 광주하수처리장 침수가 폭우로 인한 것이라고 하면서, 경안천에서 나가는 오염부하는 크기 않기 때문에 팔당에서 취수하는 데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공무원들의 멘트를 달았다. 하지만 광주하수처리장 침수가 이렇게 큰 문제가 아니라면 1면에서 다룰 이유가 없는 것이다. 조선일보 1면 기사는 광주 ․ 용인 취수장은 지도에 표기했지만 팔당댐에서 직접 취수하는 수자원공사 팔당사업단 취수장은 언급하지 않았다. 팔당 사업단은 여기서 취수해서 수도권 2,000만 명에게 물을 공급하고 있는 데도 말이다. 무엇보다 곤지암천 범람을 제대로 다루지 않은 조선 기사는 불완전한 스케치에 불과하다.

곤지암천에 위치한 광주, 곤지암, 경안 하수처리장은 팔당호 취수장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하수처리장들이다. 광주 처리장은 완전히 침수되어 아무리 빨리 복구공사를 해도 한 달은 걸릴 것이라고 한다. 역시 침수한 곤지암 처리장은 전기실이 침수되지 않아서 조속한 시일 내에 복구될 것이라고 한다. 광주시와 경기도 관계자들은 곤지암천 범람으로 인한 하수처리장과 삼육재활원 침수가 ‘천재’라고 주장한다. 

곤지암천과 경안천이 만나는 지점은 광주에서 양평과 퇴촌으로 가는 길목으로 부근은 자연풍광이 수려하다. 그곳을 지나가면 삼육재활원과 하수처리장이 저지대에 위치하고 있음을 한눈에 보게 된다. 그래서 이따금 그곳을 지날 때면 큰 비가 오면 저곳이 안전할까 하고 생각하곤 했지만, 곤지암천이 이렇게 범람할 줄은 물론 예상하지 못했다. 물이 빠진 후에 곤지암천변을 돌아보았고, 지난 7월 31일에는 박창근 교수 팀(그리고 유원일 의원, 백재현 의원 일행)과 함께 다시 한 번 돌아보았다. 우리가 내린 결론은 “곤지암천 범람은 ‘인재’이고, 4대강 삽질에 몰두하고 있는 MB 정부의 대실정(大失政)을 상징한다”는 것이다. “본류를 깊이 준설하면 지류 홍수를 자연히 예방한다”는 것이 4대강 삽질의 기본 논리인데, 곤지암천 범람은 그것이 거짓말임을 여실히 보여 준 것이다.

‘인재’와 ‘천재’를 다루는 기준은 사실 모호하다. 이번 같은 폭우가 아니었다면 하수처리장과 삼육재활원은 멀쩡했을 것이다. 오늘날 하천변에는 많은 시설이 있는데, 그간의 기후적, 지리적, 사회적 변화에 따라 하천과 그 주변의 사정이 변하면 당연히 정부는 그런 변화를 고려해서 대책을 세워야 하는 법이다. 만일에 어느 지역이 워낙 저지대라서 대책을 세울 수가 없으면 시설을 이전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하는 법이다. 이런 대책을 하지 않고 있다가 속수무책으로 당하면 그것은 ‘인재’인 것이다. 

조선일보는 하수처리장 문제만 다루었지만 그것은 문제의 일부일 뿐이다. 이런 사태가 발생한 데는 많은 지방정부가 이명박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을 따라 전시행정에 몰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곤지암천 하류 주민들은 광주시와 경기도가 제방축조에 인색했다고 말한다. 물론 경기도와 광주시는 예산이 부족해서 그렇게 됐다고 변명할 것이다. 그렇다면 수십억 원을 들여서 곤지암천변에 자전거 도로를 건설한 것은 어떻게 말할 것인가 ?

자전거 도로는 반포-잠실 구간 한강, 강남-분당 구간 양재천 같은 도심 구간에나 효용도가 있다. 곤지암천변은 고만 고만한 공장과 창고들이 들어서 있어서 도무지 자전거 도로를 구태여 설치할 이유가 없다. 또한 자전거 도로 건설 보다는 제방 축조에 예산을 우선 배정해야 하는 것임은 너무나 당연하지만, 그러 상식이 한나라당 소속 시장과 도지사에게는 없다. 이번 홍수로 곤지암천 자전거 도로와 제방도 변변히 없는 천변은 처참하게 부서져 버렸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신문과 방송이 ‘곤지암천 사태’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 것은 '정부 눈치 보기'가 아닌가 한다.

곤지암천 사태는 “본류를 준설하면 지류 홍수는 자동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고 한 4대강 사업이 새빨간 거짓말임을 명백하게 입증했다. 이런 거짓말은 그대로 둔 채 국토해양부는 20조원을 들여서 지천을 정비하겠다고 하는데, 이들이 말하는 지천 정비는 보다마나 시멘트 콘크리트 도배질이 될 것이 분명하다. 대통령, 국회의원, 도지사, 시장을 잘못 뽑아서 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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