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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원칼럼

"초보운전과 조폭운전 얽히자 민생 사라졌다"(뉴스토마토)
작성일 : 2023-01-03 19:08조회 : 133


뉴스토마토 2023년 1월 3일


(신년좌담)"초보운전과 조폭운전 얽히자 민생 사라졌다…협치로 사생결단식 정치 끊자"

"선과 악 나누는 이분법 안 돼…보복 정치 멈춰야"
"협치 인사 기용해야…통합 위한 안정적 소통 필요"
"노동개혁 방향 잘못…검찰수사 외 할 수 있는 일 없어"

2023-01-02 07:00:00 ㅣ 2023-01-02 07:50:36


뉴스토마토는 계묘년 신년을 맞아 이종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상임의장과 이상돈 중앙대 법대 명예교수,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 등 정치 분야 전문가들에게 윤석열 정부의 평가와 과제를 묻는 신년 좌담회를 가졌다.
 
지난달 26일 서울 공덕동 민화협 사무실에서 만난 이들은 검찰총장 출신 0선 대통령의 정치력 부족에 우려를 표했다. 특히 윤석열정부가 5대 개혁 과제 중 노동개혁을 먼저 꺼내 든 만큼 신년 정국의 극심한 노정 갈등을 경고했다.이들은 검사 시절처럼 선과 악을 가르는 이분법적 사고와 단절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20대 대선에서 0.73%포인트라는 역대 최소 득표 차가 보여준 민심의 엄중함을 잊지 말고, 새해에는 협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묘년 1월 2일은 20대 대선을 치른 지 300일 되는 날이다. 헌정사상 초유의 역대급 비호감 선거 속에서 검찰 출신의 0선 후보가 승리했다. 취임 초부터 용산 시대에 드라이브를 거는 등 파격 행보에 나섰지만, 취임 초반 평가는 낙제점에 가깝다. 윤석열 정부 1년 차 총평을 해달라.
 
▲이종걸(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윤석열 대통령은 기존 정치인과 다른 이력으로 등장하면서 변화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오히려 전두환 시대로 회귀한 것 같다. 검복 입은 합수본부(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 모습이다. 정치는 실종됐다. 검사와 피의자 관계처럼 스스로를 선으로, 상대를 악으로 규정한다. 역대 최소 득표 차로 당선된 대통령의 태도가 이래서 안 된다.
 
▲이상돈(중앙대 법대 명예교수)=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당선됐으면 야당과 소통했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양당 지지자들이 국민 감정과 동떨어져 양극화됐다. 그래서 극단적 후보들이 뽑혔다. 통상 지지 기반을 가지고 외연을 확장하는 후보가 된다고 생각했는데 완전히 뒤집혔다. ‘우리는 옳고, 상대는 그르다’는 모습이 지난 대선에서 계속된 이유다.
 
▲채진원(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 운전으로 비유해보자. 윤 대통령은 운전면허증은 땄지만 운전 상식이 부족한 초보 운전자다. 그런데 야당은 초보 운전자를 상대로 양보 운전 안 하고 폭주했다. 초보 운전과 폭주 운전이 얽히니 협치와 민생 정치는 사라졌다. 난형난제, 막상막하의 상황이다.
 
-낙제점의 가까운 윤석열정부의 상징적 장면을 하나 꼽는다면 무엇일까.
 
▲이종걸=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막지 못한 것이다. 통상적인 한미 관계로 볼 때 이해할 수 없는 법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방한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을 쫓아가 사정했어야 했는데, 굴러들어온 돌을 발로 찼다. 기업들의 핵심 이익이 걸린 문제였다. 외교 참사다.
 
▲이상돈= 문재인정부에서 이명박·박근혜정부 적폐청산 칼을 휘둘렀던 윤 대통령이 문재인정부 적폐청산을 이끌고 있는 건 한국만의 기현상이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적폐청산 수사를) 무리했다고 보는데, 그 사슬을 끊기보다 반복하고 있다. 여소야대에서 윤 대통령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건 검찰 수사뿐이다.
 
▲채진원=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이전하면서 국민소통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불통을 상징하는 여러 사건이 벌어졌다. ‘바이든’과 ‘날리면’ 등 윤 대통령의 미국 순방길 발언을 둘러싼 설전, 동남아 순방길에서 MBC 취재진을 배제한 사건 모두 상식적이지 않았다. 그렇게 강조하던 도어스테핑(door stepping)이 도어스타핑(door stopping)으로 끝났다.
 
-정권교체 후 정치 혼란을 가중하는 것은 '전 정권과의 차별화' 전략이다. 윤석열 정부에서도 어김없이 신구 권력 갈등이 표출됐다. 불가피한 일인가, 아니면 정치의 후진성에 기인한 결과인가.
 
▲이종걸= 윤 대통령이 연착륙 대신 경착륙을 택했다고 본다. 그래서 보복 정치란 비판을 과감히 수용하면서 자신의 스타일을 보여주는 것이다. 경착륙 조건 중 하나는 앞서 말했듯 대통령이 선과 악을 구별해 상대를 침몰시키는 데 익숙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윤핵관이란 당내 역학 관계와 제왕적 대통령제가 맞물려 무리한 정치로 이어졌다.
 
▲이상돈= 갈등이 아니라 사생결단이다. 문재인정부가 넘어선 안 될 선을 몇 개 넘었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립과 종합부동산세 인상은 너무 무리였다. (검찰 수사권을 축소한) 검수완박법은 문 대통령이 퇴임 직전 통과시키며 소명까지 했다. 윤석열정부도 문제지만 문재인정부가 독주하면서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윤석열정부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채진원= 한국 정치의 후진성 때문이다. 선악을 이분법으로 가르는 도덕주의 정치가 대화와 타협을 가로 막는다. 문재인정부의 적폐청산이 대표적이다. 이분법을 급격하게 밀어붙이다가, 윤석열정부를 탄생시켰다. 도덕주의 정치가 바뀌지 않는 한 내각제로 바뀐다 해도 보복 정치는 계속될 것이다.
 
-신구 권력 갈등의 중심엔 검찰이 있다.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서해 피격 사건' 은폐한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 출신 대통령이 출범하면서 이른바 '검찰 공화국' 논란이 더욱 증폭됐는데.
 
▲이종걸= 공무원 범죄에서 허위 공문서 작성과 직권남용 혐의는 피의자 공무원을 처벌하려고 모든 노력을 했으나 결국 실패했을 때 억지로 적용하는 혐의다.
 
▲이상돈= 사실관계를 정확히 모르니 판단하기 조심스럽다. 어느 쪽도 정확하지 않다.
 
▲채진원= 비밀 외교 행위를 공익보단 정권 유지를 위해 상대 진영을 공격 수단으로 이용하는 비토크라시(상대 진영의 정책과 주장을 모조리 거부하는 극단적 파당 정치)다.
 
-인사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윤석열 정부 인사가 검찰과 동문회(대광초·충암고·서울대)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있다. 코드 인사 자체는 불가피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진짜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이종걸= 인사 문제 중 이태원 참사 책임자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거취를 둘러싼 논란이 가장 컸다. 대통령의 정치적 책임을 대신 지는 사람이 장관이다. 이 장관이 해임되지 않은 건 윤 대통령의 의중이라고 본다. 윤 대통령이 큰 손해를 보고 지나간 것이다. 민주당이 이를 정치쟁점화하는 건 손해다. 인사는 한순간에 끝내는 것이다.
 
▲이상돈= 사람이 없다. 문재인정부도 국회의원 다수가 장관을 겸직했다. 그전까진 겸직 사례가 극소수였다. 다른 데서 찾으면 다 사고났다. 관료는 이명박·박근혜정부 인사라고 기피한 경향도 있다. 한편으론 윤 대통령이 세력 없이 당선되면서 먼저 들어간 사람이 자리를 선점한다는 인식도 있었을 것이다.
 
▲채진원= 코드 인사의 문제는 끼리끼리다. 확증편향적으로 집단 사고하면 사고칠 수밖에 없다. 미국 케네디 대통령이 쿠바 피그만 침공에 실패한 이유는 하버드 출신 참모들의 집단 사고 때문이다. 이후 케네디는 동생에게 쓴소리꾼 역할을 맡겼다. 협치 인사가 합리적이다. 여소야대인 만큼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협치 인사가 필요하다.
 
-2년 차를 맞은 윤 대통령의 핵심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채진원= 안정적인 소통이다. 도어스테핑을 부활시키되 언론과 갈등하지 않는 방향을 찾아야 한다. 즉문즉답이 어렵다면 스웨덴 (에를란데르 전 총리가 고안한) 목요클럽처럼 국정과제를 중심으로 이해관계자들과 준비된 언어로 소통해도 좋을 것 같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가교 역할을 할 협치 인사다.
 
▲이종걸= 도어스테핑은 하면 할수록 손해지 않을까. 윤 대통령의 즉흥적인 대응 능력에 좋은 점수를 줄 순 없다. 스타일이 하루아침에 바뀌지도 않을 것이다. 도어스테핑을 한다고 훌륭한 대통령은 아니다. 자신만의 장점을 드러낼 소통 방식을 찾아야 한다. 아울러 실패한 인사 시스템은 전면 개혁해야 한다.
 
▲이상돈= 얼떨결에 된 대통령에게 큰 기대는 없다. 여소야대에서 입법도 어려운 상황이다. 협치는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 때문에 불가능하다. 그 점이 내년 변수가 될 걸로 본다.
 
-사법리스크에 둘러싸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 같나.
 
▲이상돈= 검찰의 기소는 불 보듯 뻔하다. 일단 재판에 넘겨지면 유무죄 판결은 뒷일이 된다. 그런 상황에서 조직의 책임자 자리를 지키는 게 맞는 일인가. 민주당은 이 상태로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보는지 궁금하다.
 
▲이종걸= 사실관계 대부분이 드러난 상태다. 검찰이 빨리 수사하지 않고 시간 끌며 유리한 국면을 만들고 있다. 검찰의 정치적 목적이 명백히 보이는데 이 대표 입장에선 윤 대통령이 원하는 대로 물러설 수 없다. 이 대표 스타일로 볼 때 사퇴하지 않을 것이다.
 
▲채진원= 다른 의원들은 무슨 죄냐. 차기 총선에서 이 대표 공천을 받은 후보들이 살아남을 수 있겠나. 민주당은 ‘이재명 사당화’ 논란에 빠질수록 헤어 나올 수 없다. 선당후사 관점에서 사퇴해야 한다.
 
-국민의힘 차기 권력도 관심사다. 전당대회 룰이 '100% 당원투표'로 바뀌었는데, 차기 당권은 누구에게 향할까.
 
▲이상돈=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다. 정권 초기 여당 대표가 의미 있나.
 
▲채진원=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은 당 총재 부활을 의미한다.
 
▲이종걸= (당 지도부가) 당원 100%로 룰을 변경하면서 유승민 전 의원이 더 주목받게 됐다.
 
-계묘년 정국을 흔들 이슈 중 하나는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 추진이다. 5대 구조개혁 중 노동개혁을 가장 먼저 추진한다고 했는데, 연초부터 노정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어떤 묘수로 난국을 돌파해야 한다고 보나.
 
▲이종걸= 박근혜정부도 쉬운 해고 등 노동개혁을 내걸었지만 실패했다. 윤석열정부는 한 발 더 나갔다. 노조 자체를 위법시한다. 새해엔 노조와의 전쟁이 일어날 것 같다. 민주당과의 싸움보다 더 큰 싸움이 될 것이다. 미국의 매카시즘 사례를 봐도 잘못된 역사다.
 
▲이상돈= 윤석열정부의 노동개혁 대부분이 입법 사항이다. 여소야대에서 현실적으로 어렵다. 검찰의 노조 비리 수사 이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것이다.
 
▲채진원= 이슈를 잘못 잡았다. 현재 당면한 노동 문제는 상위 10% 노동자의 기득권을 내려놓게 하는 것이다. 호봉제 철폐나 직무급제 도입 등으로 2030세대를 잡아야 한다.
 
-위기의 한국 정치도 기로에 섰다. 정치개혁을 위한 핵심 과제를 꼽아 달라.
 
▲채진원= 중앙당 개입 없는 공천 체제와 국민경선제를 도입해야 2024년 총선을 앞두고 불필요한 계파 갈등과 이전투구를 끝내고 협치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이상돈= 양당 독식 체제가 문제지만 이를 해결할 정당과 의원들이 기득권이다. 선거구제 개편을 꺼내는 정당은 선거에서 진다는 말도 있다.
 
▲이종걸= 지난번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시도했지만 위성정당으로 실패했다. 정전협정이 유효한 나라에서 다당제, 내각제는 신속한 정치가 불가능한 만큼 국민들을 설득하지 못한다는 견해도 있다. 반성을 토대로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
 
좌담(사회)=최신형 정치부장, 정리=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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