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통령과 여당 의원

작성일 : 2022-08-29 08:47조회 : 774

대통령과 여당 의원

대통령제 국가에서도 대통령과 여당 의원들은 자주 만나야 한다. 하지만 어떻게 만나서 무엇을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국민의 힘이 어제 무슨 연찬회를 열었던 모양인데, 역시 연사는 청중의 수준을 따라간다는 말이 맞는다는 생각이다. 그 청중에 그 연사인 것이다. 국민만 바라보겠다는 것이나, 민생만을 챙기겠다는 이야기도 아무런 내용이 없는 헛소리일 뿐이다. 도무지 어떻게 하겠다는 'how'가 없지 않은가. 정치인들이 말 막히면 하는 이야기가 그런 헛소리이다. 국민을 바라보고, 또 그것도 모자라서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자기들은 국민 위에 군림하는 절대자이거나 우주 멀리에서 온 외계인인 모양이다.

국정을 담당한다는 것이 얼마나 엄중한 일인지에 대한 인식이 없는 것 같다. 아래 사진은 1982년 가을 백악관에서 레이건 대통령이 공화당 중진 의원들을 초청해서 가진 모임이다. 레이건 왼쪽은 얼마 전에 타계한 밥 돌 상원의원으로, 당시 상원 재정위원장이었고, 레이건 오른쪽은 밥 미첼 하원의원으로 당시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였다. 1983년 예산안을 두고 야당이던 민주당의 반대에 부딪치자 어떻게 할 것인가를 의논하기 위해 레이건 대통령이 공화당 중진 의원들을 백악관으로 불러서 회의를 시작하는 장면이다. 당시 관리예산실장이던 데이비드 스톡먼 등 백악관 참모들도 당연히 배석했을 것이다. 당시 하원은 다수당이 민주당이어서 레이건 대통령은 예산안 통과를 위해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미국은 하원이 예산 편성권을 갖고 있으며 대통령 직속 관리예산실(OMB)이 예산 초안을 만들고 의회와 협의를 한다. 이른바 보수정당이라면 진보정당 보다 그래도 격(格)이 있어야 하고 지적(知的)이어야 한다. 맨날 이상한 헛소리나 하고 구호나 외치는 저질 정치는 보수정치가 아니다.

이전글2012년 12월

다음글"국민만 보고 가겠습니다"

리스트로

이상돈닷컴

이상돈

LEESANGDON

칼럼